韓美 “北 비핵화가 궁극 목표”
“미군 핵위협 제거”주장하는등
北 ‘조선반도 비핵화’와 간극

2차 미·북 하노이 정상회담이 20일로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남·북·미는 북핵 협상의 핵심인 ‘비핵화’를 어떻게 정의할 것이냐는 기본적 개념에도 일치된 견해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 비핵화’, 북한은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상태에서 이번에도 지난해 ‘6·12 미·북 정상회담’과 같이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머문다면 과거 북핵협상 실패 사례가 되풀이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미·북 정상회담의 결과물인 ‘6·12 싱가포르 선언’은 3항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은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면서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해 노력할 것을 확약했다’고 적시하고 있다. 지난해 ‘4·27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물인 ‘판문점 선언’에 담긴 문구를 그대로 사용했다. 비핵화 범위를 북한이 아닌 한반도 전체로까지 확장해 놓은 이 표현은 비핵화 대상을 유사 시 미국 핵·미사일 등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와 이를 운용하는 주한미군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당시에도 북한 주장을 그대로 수용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실제로 북한은 이 합의 내용을 바탕으로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에 대한 미군의 핵 위협 제거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미도 비핵화 정의의 모호성에 대해 인정하고 있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지난 1월 31일 스탠퍼드대 연설에서 “싱가포르 회담 때 비핵화의 구체적 정의나 비핵화의 세부 사항에 대한 합의는 없었으며, 북한과 시간을 갖고 합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 역시 1월 9일 국회 남북경제협력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비핵화와 북한이 주장하는 조선반도 비핵화가 동일한가”라는 질문에 “차이가 있다”고 인정한 뒤 “한반도 비핵화의 궁극적 목표는 북한의 비핵화”라고 밝힌 바 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