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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수 해양수산부 차관

얼마 전 ‘아쿠아맨’이라는 영화가 화제였다. 바다 왕국 아틀란티스의 황제인 옴이 바다 오염을 빌미로 육지를 공격하려 하자 진정한 바다의 제왕인 아쿠아맨이 대항해 바다와 육지를 모두 지켜낸다는 내용이다. 비록 오락영화지만 시사하는 바는 가볍지 않다. 옴을 연기한 배우 패트릭 윌슨은 “아이들이 ‘아쿠아맨’을 보고 바다 오염의 심각성에 대해 한 번 생각하길 바란다”고 말해 바다 환경 보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줬다.

바다는 우리 세대는 물론 후대를 위한 미래 자산이기도 하다. 경제적 가치로만 보더라도 세계의 연안 생태계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가치는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3%인 연간 2000조 원이며, 우리나라 갯벌은 연간 16조 원의 가치를 지닐 정도로 해양생태계의 보전과 관리는 곧 우리의 먹거리이자 삶과 직결된다고 볼 수 있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2009년에 ‘제1차 해양생태계 보전 및 관리 기본계획’을 세우고 10년간 약 6000억 원의 재정을 들여 바다를 보전하고 있다. 특히, 갯벌 등 해양생태계의 주요 서식지를 보전하기 위해 1576㎢에 이르는 바다에 해양보호구역 19곳을 지정했으며, 올해 1월에는 ‘갯벌법’을 제정해 갯벌의 지속 가능한 이용과 복원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난개발을 막고 넓은 바다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해양공간계획법’(2018.4)을 제정해 해양 공간의 선(先)계획 후(後)이용 체계를 마련함으로써 정책 기반을 한층 강화했다.

이러한 성과에도 지난 1차 계획의 이행 기간에 크고 작은 아쉬움도 있었다. 우선, 해양생태계 보전·관리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다소 부족해 관련 서비스의 활성화가 다소 부진했고, 중앙정부 주도로 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지자체와 지역주민의 참여도 부족했다. 또한, 해양생태계와 해양생물의 특성 등을 고려한 전문성, 그리고 대상별 맞춤형 정책 또한 다소 미흡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 10년간 시행될 제2차 기본계획에서는 ‘다함께 누리는 풍요로운 해양생태계 혜택’을 비전으로 서비스의 증진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먼저, 수산물 제공, 오염 정화, 관광·문화 콘텐츠 제공 등 해양생태계 서비스의 개념을 법에 명시하고 서비스의 가치를 평가해 계량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해양생태계 서비스의 효과와 중요성을 국민이 더욱 실감하게 되고 관련 정책 역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갯벌 등 훼손된 해양생태계를 보다 체계적으로 복원해 생명력을 회복시킬 계획이다. 해양생태계 복원 관련 전문가 자격 제도를 신설하고 적극 양성해 해양생태계의 특성을 반영한 복원 사업을 추진한다. 또한, 지자체와 지역주민 및 관련 단체가 참여하는 해양생태계 보전 거버넌스를 구축해 현장 중심의 정책을 펴 나갈 것이다. 생태적 연결성을 고려한 해양생태 축을 설정해 보전·관리 정책의 효과도 극대화한다. 해류·퇴적물·해양생물의 흐름이나 이동 경로, 집단 서식지를 연결하고 해양생물 보호 및 해양보호구역 정책 등과 연계함으로써 보전정책의 시너지를 높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해양생물의 보호와 복원에도 박차를 가한다. ‘해양생물 종 복원 센터’를 설치해 본격적인 해양생물 증식·복원사업을 시행하고, 해양보호생물의 관리등급을 세분화해 종의 특성을 반영, 보호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 10년 동안 우리는 바다 생태계를 보전·관리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고, 관리 역량에 대한 자신감도 얻었다. 이번 2차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건강한 바다 생태계를 가꾸어 해양 강국의 꿈을 이루고, 후손들이 바다가 주는 혜택을 마음껏 누리는 밝은 내일을 그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