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國調 등 사사건건 대립
사개특위 검·경 소위도 취소돼

국회법에 ‘의무’로 규정된 2월 임시국회가 끝없이 표류하고 있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19일 국회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 회동을 가졌지만 여야 간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검·경 소위는 지난달 16일 이후 한 달 만에 회의를 열 예정이었지만 안건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며 무산됐다.

문 의장 주재로 열린 원내대표 회동에서 자유한국당은 국회 정상화의 전제 조건으로 손혜원 무소속 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 관련 국정조사를 요구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의원 전반의 이해충돌 관련 제도 개선 과정에서 손 의원 관련 의혹에 대한 청문회를 열면 된다고 맞섰다. 사실상 손 의원에게 집중되는 국조보다는 전반적인 제도 개선으로 여론의 시선을 돌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반면 한국당은 민주당과 다른 야당들이 요구하는 5·18 폄훼 논란 의원들에 대한 징계에 여전히 소극적인 상황이다.

국회 공전으로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1호 정책인 초등 1, 2학년 방과 후 영어 수업 재개는 결국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해 3월부터 시행이 어려워졌다. 최저임금 제도 개선과 탄력근로제 확대 방안 등도 2월 국회에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여야 모두 수차례 밝혔지만 무산될 상황이다.

이날 오후 열릴 예정이던 국회 사개특위 검·경 소위 회의도 기약 없이 미뤄졌다. 소위 관계자는 “여야 간 회의 진행, 안건과 관련한 이견이 있어 이날 오후 열릴 예정이던 회의는 취소됐다”고 말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 등 수사기관 간에 첨예한 대립으로 민감한 현안을 다루는 소위는 지난달 16일 여섯 번째 회의를 연 뒤 한 달 넘게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여권에서 자치경찰제 도입 방안을 발표하는 등 다시 검찰개혁에 고삐를 죄는 상황이지만 국회 상황을 감안하면 조기 추진은 어려울 전망이다.

국회법 제5조의2(연간 국회 운영 기본일정 등)의 2항에는 “2월·4월 및 6월 1일과 8월 16일에 임시회를 집회한다. 다만, 국회의원 총선거가 있는 경우 임시회를 집회하지 아니하며, 집회일이 공휴일인 경우에는 그다음 날에 집회한다”고 규정돼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