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한국수자원공사(K-water) 수질안전센터 연구원들이 대전 대덕구 신탄진로에 자리한 센터에서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보다 강화된 300개 항목에 대한 수질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K-water는 2012년 세계 물맛 대회에서 아시아 최초로 톱7에 진입했다. 지난해부터는 유네스코 수돗물 국제인증제도 사업에 기술자문사로도 참여하고 있다. K-water 제공

수자원公, ‘스마트 워터시티’ 시범사업

수자원 대비 물 공급량 적어
100만명이 ‘물 복지 사각지대’

하천-상수도-하수도 동시 관리
물 순환 토털 서비스 효과적

내년 ‘환경오염감식기법’ 적용
하천 상수원 상류 오염원 추적

드론·CCTV 활용 녹조 감시
국내 첫 빅데이터로 수질 예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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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이 지난해 발간한 ‘세계 물 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50년에는 전 세계 인구 약 50억 명이 1년에 최소 한 달간 물 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됐다. 지금도 36억 명가량이 기후변화, 물 수요 증가, 수질악화 등의 이유로 1년에 최소 한 달간 물 부족을 겪으며 고통받고 있다. 머지않은 미래에는 물을 두고 그야말로 국가 간 분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유엔의 엄중한 경고다. 기술발전에도 물이 화두가 되는 것은 물 수요가 지금도 매년 1%씩 증가하고 있고, 인류가 농업용으로 쓰는 비료와 농약, 산업용수와 도시폐수 약 80%가 여과 없이 버려져 생태계에 다시 흘러들고 있는 현실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물 스트레스’가 가장 높다. 물을 언제든지 마음 놓고 사용 가능한 한국이 물 스트레스 국가인 것은 가용 가능한 수자원 대비 ‘물 공급량’이 매우 적은 게 원인이다.

19일 한국수자원공사(K-water)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당 연간 재생 가능 수자원은 연간 1453t으로, 세계 153개 국가 중 129위다. 이는 북한(92위·3366t)보다도 낮은 순위다. 1위인 아이슬란드(57만8818t)와 비교하면 물 부족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2%가량인 약 100만 명이 물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실정이다. 객관적으로 열악한 물 부족, 물 복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K-water는 4차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첨단 기술을 물 관리 정책에 접목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환경오염감식기법’ 활용한 상류 오염원 추적 = 50년 이상 수원(水源) 관리 노하우를 지닌 K-water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수질을 예측하는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개발·운영 중이다. K-water 관계자는 “국민의 식수원인 한강·대청호·낙동강은 이상기후로 매년 취수원 냄새 물질 발생 패턴이 급변함에 따라 효율적인 정수처리 대응에 어려움이 따랐다”며 “이에 팔당을 비롯한 주요 취수원 6개소에 대해 남조류 발생을 사전에 감지하는 알고리즘과 기계학습 기법을 활용한 조류통계예측모델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조류통계예측모델은 인공신경망 등 기계학습 기법 활용을 통해 조류 발생 시점 사전인지 후 조류 개체 수 및 냄새 물질 농도를 일주일 단위로 정량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 환경부와 K-water는 드론과 CCTV를 활용해 녹조를 감시하고, 수질오염의 가장 큰 원인인 비점오염원(빗물 등에 의해 씻겨지면서 배출되는 오염원) 저감을 위해 애쓴다. 매년 홍수기 전(5~6월) 오염원 발생 우려 지역을 대상으로 ‘방치 축산분뇨 비 가림막’을 설치하고 정부 합동점검활동을 통해 개선 조치율 96%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댐·하천 등 수질개선을 위한 다양한 대책도 시행하고 있다. 그중 내년부터 시범 적용될 ‘환경오염감식기법(Environmental Forensics)’이 기대주다. 새로운 감식기법은 환경변화에 따라 탄소·질소·산소 동위원소 존재비율이 달라지는 특성을 이용해 물질의 기원 및 오염원 추적 등이 가능해져 하천 상수원 상류의 오염원을 확인할 수 있다. 관련 장비는 오는 12월에 도입된다. 환경부 관계자는 “오는 2025년까지 전체 정수장의 70%를 ‘고도정수처리시설’로 교체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스마트 물관리 강화 = ICT를 활용한 스마트 수질관리도 주목받고 있다. K-water는 스마트 워터 시티(SWC)를 경기 파주에 구축해 시범사업을 시행했고, 2020년까지 세종시에도 선보일 계획이다. 스마트 워터 시티는 공급 모든 과정에 ICT를 접목한다. 과학적인 수량·수질 관리와 수돗물 정보 제공으로 소비자가 믿고 마실 수 있는 물 공급체계가 구현된 도시를 뜻한다. 실제로 국내 최초의 스마트 워터 시티인 파주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시행된 시범사업 결과 수돗물을 그대로 마시는 비율이 사업 전 1%에서 사업 후에는 36.3%로, 서비스 만족도는 80.7%에서 93.8%로 각각 크게 향상됐다. K-water 관계자는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도시로 선정된 부산 에코델타시티는 K-water의 스마트 물관리 기술이 접목된 ‘물 특화 스마트시티’로 조성된다”고 설명했다.

◇하수도까지 ‘물순환 토털 서비스’ 제공 = 국민이 쓰는 물은 대부분 상수도를 통해 공급받는다. 주로 강이나 댐을 통해 물을 공급받고 있는데, 앞으로 있을 ‘물 대란’을 늦추거나 피하기 위해선 새로운 방법으로 물을 공급받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그중 사용한 수돗물을 생활용수, 공업용수로 재활용해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중수도(中水道) 시설’은 물 사용과 비용을 동시에 절감하는 물 절약의 효자로 꼽힌다. 순환재인 물의 특성상 상류 지역의 하수가 곧 하류 지역의 상수가 되는 점을 고려해 ‘하천-상수도-하수도’까지 국가 물순환 전체에 대한 ‘토털 솔루션 서비스’ 제공이 필요한 배경이다. K-water는 민간기업과 협업을 통해 상수도는 물론, 하수도 투자사업까지 관리하고 있다. 현재 국가 전체 하수 재이용 공업용수의 약 83%를 공급하고 있다. 예컨대 포항의 경우 K-water가 2014년부터 국내 최대 규모의 하수 재이용시설을 활용해 청소용이나 농업용수로 사용되던 하수처리 물을 공정을 거쳐 공업용수로 재탄생시키고 있다. 이렇게 바뀐 물은 인근 포항국가산업단지 등에 기존 공업용수보다 수질이 좋은 ‘산업용수’로 공급된다. 아산도 국내 최초로 하수처리 물을 재이용해 ‘반도체 제조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이해완 기자 para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