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당, 이종명 제명 배경·전망

정치권·시민단체 등 집중공세
全大 앞두고 黨 이미지 치명상
비판 여론 확산 조기차단 의도

金·金이 당대표·최고위원 되면
윤리위서 중징계 불가능 관측

자유한국당 중앙윤리위원회가 14일 2차 회의를 열어 ‘5·18 광주민주화운동 모독 발언’ 논란으로 윤리위에 회부된 이종명 의원에 대해 제명이란 중징계 처분을 한 것은 비판 여론의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사안에 대해 소극적인 대응을 할 경우 당면한 4·3 재보궐선거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전당대회를 당 쇄신과 지지율 반등의 계기로 삼으려는 구상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용태 한국당 사무총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가 끝난 뒤 “윤리위는 해당 의원들의 발언이 5·18정신과 한국당이 추구하는 보수 가치에 반할 뿐 아니라 심각한 행위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들 의원 3인이 사실상의 ‘해당 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당 의원 3인의 문제 발언이 나온 지난 8일 공청회 이후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비판이 거세게 일어나는 등 사태는 수습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1차 윤리위 회의가 열린 전날(13일)에는 김진태 의원의 열성 지지자 100여 명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국회로 몰려와 항의했고 5·18기념재단과 5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 회원, 광주시민 200여 명이 광주에서 직접 상경해 국회 앞 집회에 나서기도 했다.

한국당을 제외한 더불어민주당 등 여야 4당이 십자 포화를 퍼붓는 등 정치권에서 고립되는 양상도 전개되고 있다. 여야 4당이 공동으로 문제 발언을 쏟아낸 한국당 의원들에 대해 출당과 제명을 요구하는 동시에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이들을 제소하겠다며 집중 공세를 퍼붓고 있다. 민주당 설훈·민병두 의원과 민주평화당 최경환 의원은 이날 3명의 한국당 의원과 지만원 씨를 명예훼손, 모욕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날 윤리위가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로 전당대회에 나서는 김진태·김순례 의원에 대한 징계를 유예하면서 추후 또 다른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순례 의원의 경우 문제가 된 공청회에서 내놓은 발언의 수위가 제명 처분된 이 의원 발언과 유사한 수준임을 감안하면 이 의원과 같은 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번 전당대회에서 만약 당 대표 혹은 최고위원으로 이들 의원이 선출되거나 상당한 지지를 확보하면 이들에 대한 중징계가 가능하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 의원의 경우 제명 처분이 의원총회를 거쳐 최종 완료되면 출당 조치되지만 국회법에 따라 의원직은 유지된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