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세종에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도시 계획’ 공개

세종, AI·데이터·블록체인 등
공유기반 첨단교통 도로 구축

부산, 첨단 물 관리 산업 육성
고령화 대응해 로봇 서비스도

과거 ‘U시티’도입 실패사례에
이번에도 ‘흐지부지될까’우려

#1. 2021년 세종시 5-1 생활권 거주자 A 씨. 전동킥보드를 타고 집에서 나와 마이크로 모빌리티 전용 주차장에 세워둔 뒤 마트로 향한다. 자율주행 쇼핑카트를 이용해 편리하게 장을 본 뒤 짐은 무인 택배에 맡기고 카풀로 귀가한다.

#2. 2021년 부산 에코델타시티 거주자 B 씨. 스마트폰 ‘주차공유 서비스’ 앱을 확인, 현재 비어있는 주차공간을 파악해 예약한다. 지게차처럼 차량을 운반해 주는 로봇에게 주차를 부탁했더니 문을 여닫는 공간이 필요 없어 좁은 공간에도 차를 댈 수 있다.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도시 시행계획’이 13일 공개되면서 최첨단 신기술이 총망라되는 ‘꿈의 도시’에 대한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3조 원 넘게 투입되고 113개 기업, 수백 명의 분야별 전문가가 동원돼 미래형 도시 건설에 나선 것이다. 다만, 비슷한 취지로 추진하다 실패한 ‘U시티’ 탓에 회의적인 시각이 여전하다. 각종 규제 해소와 목표 재원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민간 투자 유치도 관건이다.

이날 발표된 세부계획을 보면 세종 5-1 생활권은 인공지능(AI)·데이터·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모빌리티, 헬스케어, 교육, 에너지·환경, 거버넌스, 문화·쇼핑, 일자리 등 7대 서비스 구현에 최적화한 공간으로 탄생한다. 교통과 의료 여건이 미흡한 도시 특성을 고려해 자율주행·공유기반의 첨단교통수단 전용도로를 만들고, 개인소유 차량 진입제한구역도 지정한다.

응급상황 발생 때는 스마트 호출, 응급용 드론이 나서 응급센터까지 최적 경로를 안내해주고 화상 연결을 통해 응급차와 병원이 실시간 환자 정보를 제공, 골든타임을 확보한다. 이밖에 개인데이터를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한 블록체인이 지역 화폐, 정부문서 관리, 전자 투표 등 선거 시스템같이 도시 서비스 전반에 접목된다.

부산은 급격한 고령화, 일자리 감소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로봇 및 물 관리 신산업 육성을 중점 추진한다. 고령층 편의를 위해 의료 로봇, 보행보조 로봇, 물류이송 로봇 등 생활 전반에 다양한 로봇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한국형 물 특화 도시 모델을 목표로 도시 내 물순환 전 과정(강우 - 하천 - 정수 - 하수 - 재이용)에 첨단 스마트 물관리 서비스를 적용한다. 1년에 2만4500가구가 이용할 수 있는 60㎿ 규모의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를 만들고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하천수를 이용한 수열에너지도 도입해 에너지 100% 자립도시로 조성할 방침이다.

장밋빛 전망에 기대감도 크지만 우려도 나온다. 2000년대 중반 스마트시티와 사실상 같은 개념인 U시티를 도입하다 흐지부지된 전례가 있다. 이번에도 인력과 재원을 쏟아부어 ‘공상과학 시나리오’만 만들어놓고 제대로 추진을 못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물망처럼 얽혀있는 각종 규제 타파와 전체 목표 사업비(3조6959억 원)의 3분의 1(1조2935억 원)에 달하는 민간 투자 유치도 과제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민간·시민 주도로 추진하고, 민간기업의 적극적인 참여·투자를 위해 규제개선을 지속하겠다”며 “올 상반기 규제를 일괄 해소하는 ‘스마트시티형 규제 샌드박스’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