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활력대책회의 발표

새해부터 수시증원 카드 꺼내
이달부터 기관 수요조사 착수

고용 참사가 지난해보다 악화할 수 있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부가 단기간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공공기관의 일자리 창출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민간에서 창출하는 제조·서비스업 일자리는 줄어드는데 나랏돈이 들어가는 공공부문 일자리만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정부는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열고 ‘민간일자리 창출지원 및 공공기관 일자리 확대 방안’ 등의 내용을 발표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공공기관이 선도적으로 일자리 확대에 나서 신규채용 규모 2만3000명은 기존대로 추진하고, 추가로 2000명 이상을 더 채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특히, 공공기관(339개) 시설 안전 및 재난 예방 등 안전 분야 필수인력을 우선해 다음 달까지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채용은 정기 증원이 아닌 수시 증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공공기관 정기 증원은 매년 한 차례 6∼7월에 이뤄지는데 정기 증원이 이뤄지기도 전에 연초부터 수시 증원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정부는 이번 달부터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수요 조사에 나선 뒤 기관별로 증원 필요성 심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전체 증원 규모는 수요 파악이 끝난 뒤 집계된다. 이 같은 배경에는 올 상반기 고용상황이 지난해보다 악화할 수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올해 최저임금이 8350원(지난해 7530원)으로 인상된 데다 수출이 두 달 연속 감소하는 등 기업 상황까지 좋지 않아 일자리가 만들어질 기반은 흔들리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기저효과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공공기관 안전 분야는 기관별로 인력 요구도 있고 투자계획도 있다”며 “3월 중 발표되는 근로자 안전 관련 대책에 인력 증원 계획도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안전 분야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필요한 인력을 늘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민간일자리 창출 지원을 위해 규제 샌드박스 신청과제 20건에 대해 다음 달 초까지 심의를 끝내고, 광주형 일자리를 모델로 노·사·지자체·주민 등 지역 내 경제주체 간 협력을 통한 상생형 지역 일자리 모델 확산방안을 이달 중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또 올 1분기에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조성계획을 확정하는 등 대규모 기업투자 프로젝트 조기 착공을 지원해 투자·고용 창출 효과를 조기에 가시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상반기 내에 주력산업, 신산업, 서비스산업 등 산업별 경쟁력 제고나 활성화 대책을 시리즈로 발표하겠다고도 했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