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내년 2월까지 운영
빙상 등 문제 종목 전수조사

심석희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가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하며 스포츠계의 폭력·성폭력 문제가 불거진 것을 계기로 국가인권위원회가 ‘스포츠인권 특별조사단’을 설치한다. 인권위는 소수자에 대한 혐오 및 차별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적극적인 활동을 펼친다.

최영애 인권위원장은 1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중점 사업계획을 발표하며 오는 25일 특조단 출범식을 연다고 밝혔다. 새로 구성되는 특조단은 2팀 17명 규모이며, 운영 기간은 내년 2월까지 1년이지만 필요할 경우 연장될 수 있다.

특조단은 피해 상황 접수창구를 개설해 운영하고, 피해자의 진정을 받는 한편, 직권 조사에도 나선다. 피해 사례에 대해서는 수사 의뢰 등 구제조치를 취하고, 데이터베이스도 구축할 계획이다. 실태조사는 표본조사를 기본으로 하되 최근 문제가 된 종목은 전수조사한다. 또 국가적 관리 시스템 재정비 방안 등 정책·제도 개선을 권고하고, 문화체육관광부·교육부·여성가족부 등 관계 부처와도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인권위는 또 여성·노인·난민·성소수자 등에 대한 혐오표현과 차별에 대응하는 조직도 20일 출범시킨다. 혐오·차별 대응 특별추진위원회는 시민사회와 학계·법조계 등에서 전문성이 풍부한 25명 내외의 위원들을 위촉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한다. 위원회는 혐오·차별 관련 정책 제언과 대국민 지지기반 확장 등의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또 △범정부 차원의 혐오표현 예방 정책선언 △혐오표현 예방 및 자율규제 매뉴얼 마련 △혐오표현 인식 실태조사 △인식개선 캠페인 및 시민 주도 서포터스 구성 등도 추진된다. 인권위는 “혐오표현은 구조적 차별에서 발생하는데도 개인 간의 대립과 갈등으로만 치부하면 결국 민주사회의 기본질서를 위협하고 사회통합을 저해한다”며 “혐오표현에 대한 문제의식 공론화, 대국민 인식 개선, 혐오표현과 차별 예방을 위한 정부의 종합적 정책 마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 권고, 국가인권통계 구축, ‘e-진정시스템’ 구축, 현장인권상담센터 운영 등의 계획도 내놓았다. 화재, 재난, 범죄 등에 매우 취약한 고시원, 쪽방, 비닐하우스 등 비주택 거주민의 주거권 증진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 올 3월부터 6개월 동안 빈곤청년 실태조사를 진행한다. 또 e-진정시스템을 통해 진정을 제기한 국민은 사건의 처리 과정을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인권위는 올 12월까지 시스템을 구축해 내년 1월 공개할 예정이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