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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에르도안과 정상회담
양국관계 개선 요원 지적도

그리스가 마케도니아와 27년에 걸친 국명 분쟁을 마무리 짓고 이번에는 오랜 앙숙인 터키와의 외교관계 개선에 나섰다.

6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알렉시스 치프라스(사진) 그리스 총리는 전날 터키 앙카라를 방문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치프라스 총리는 이날 정상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양국 간) 의사소통 통로가 열려 있으므로 향후 보다 건설적인 조치가 나올 수 있게 된 점이 기쁘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도 “우린 어떤 사안도 대화로 풀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치프라스 총리는 6일엔 이스탄불의 성 소피아 성당(터키명 아야 소피아)을 찾았다. 성 소피아 성당은 15세기에 콘스탄티노플을 정복한 오스만제국이 이슬람 사원으로 개조하기 전까지 1000여 년 동안 동방정교의 본산으로 있었다. 터키공화국 수립 이후 박물관으로 전환했지만 에르도안 대통령 집권 이후 이를 다시 사원으로 되돌리자는 의견이 계속 나오고 있다. 터키 정부가 양국 갈등의 상징적 현장인 성소피아에 대해 치프라스 총리의 방문을 허용한 것은 유화적 표시로 해석된다.

그러나 정상회담 속에서도 신경전이 계속되고, 그리스 내부에선 터키 방문에 대한 반발이 커지는 등 양국의 관계 개선은 요원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상회담에서 에르도안 총리는 2016년 터키 내 쿠데타 가담자들의 송환을 촉구했고, 치프라스 총리는 “우리는 이들을 보내지 말 것을 결정한 대법원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며 난색을 표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이스탄불 방문 일정에서 인근의 헤이벨리아다 섬(그리스 명 할키 섬)을 찾아 이곳에 위치한 그리스정교 신학교 ‘할키 세미나리’를 다시 개교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신학교는 1844년에 설립됐으나 터키 의회가 1971년 사립 신학교를 인정하지 않는 법률을 통과시켜 문을 닫았다. 그리스 야권은 치프라스 총리의 방문을 “터키의 덫에 스스로 걸어 들어갔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아랍권 매체인 알자지라 방송은 “양국의 관계 개선을 위해 양자 간의 더 많은 만남이 필요하지만, 실제 이 같은 만남이 성사되는 데 대한 기대감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