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北 2차 정상회담, 리얼리티쇼 아닌 진짜여야”

27~28일 베트남 회담 앞두고
韓·美 조야서 우려의 목소리
“협상 ABC 충실한 회담 돼야”

폼페이오 “비핵화 이행 기대”
美 실무진, 다낭서 경호 준비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 이틀째인 7일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비핵화 합의가 나오지 못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6일 문화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미·북 간 실무협상이 비핵화 자체보다는 정상회담 준비에 초점이 맞춰진 만큼 2차 정상회담은 섣부른 측면이 있다”며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서는 비핵화에 대한 정의, (비핵화) 시간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미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와 영변 핵시설 폐기를 받고 나면 북한의 나머지 핵은 결국 북한의 자발적 폐기에 기댈 수밖에 없다”며 “대북 제재까지 허물어진다면 북한에 비핵화를 압박할 동력까지 사라져 위험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척 슈머(뉴욕)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CBS 인터뷰에서 “미·북 정상회담은 리얼리티 쇼가 아니고 진짜(real)여야 한다”면서 실질적 비핵화 조치 합의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공화당 애덤 킨징어(일리노이) 하원의원도 CNN에 “협상은 한·미 연합훈련 지속과 주한미군 유지와 같은 채찍을 가질 때 가능하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칭찬을 그만두라”고 비판했다.

미 국무부 실무진들은 오는 27일과 28일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위해 최근 베트남 다낭에 도착해 회담 장소와 미국 협상단 숙소 등에 대한 막바지 준비에 들어갔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북한이 자국 대사관이 위치한 하노이를 고집했지만, 경호 문제 등을 이유로 다낭을 관철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6일 폭스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밝힌 비핵화 약속을 이행할 것으로 매우 기대하고 있다”며 “이는 북한 주민에게 최상의 이득이 되는 것이며, 미국민을 안전하게 지키는 데도 최상의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이 비핵화 약속을 지킨다면 우리는 한반도의 안정과 북한 주민을 위한 약속을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 김석 특파원 suk@, 유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