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0억 드는 대형 국가 사업
부산 기장·울산·경주 ‘3파전’
단체장이 청와대 1인 시위도

오는 3월 선정… 2021년 설립
부산·울산 공동유치 가능성도

2400억 원이 드는 대형 국가사업인 국내 첫 ‘원전해체연구소’ 유치를 두고 부산, 울산, 경북 경주 등이 치열한 3파전을 벌이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입지가 인접한 부산·울산의 공동 유치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오는 3월 원전해체연구소 최종 입지를 선정해 2021년 설립하기로 하고 각 지방자치단체와 협의를 하고 있다. 31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부산 기장군은 “고리 1호기 폐로(영구정지)에 이어 고리 2~4호기 등 잇따라 수명이 만료되는 노후원전 지역에 연구소가 들어서야 한다”며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기장군 원전해체연구소 범군민유치위원회’와 오규석 기장군수는 지난 28일 산업부를 방문해 기장군에 설립을 촉구하는 건의문과 군민 서명운동 증서 등을 전달했다. 군민 유치위는 “폐로가 된 고리 1호기를 안전하게 해체하고 원전해체 노하우를 축적하기 위해서는 기장군이 최적지”라며 “주변 산업단지도 많아 기반조성에 유리하고 급성장하는 세계 시장도 선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 군수는 청와대 앞에서 유치를 촉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기장군은 장안읍 동남권 방사선 의과학산업단지 내 11만3000㎡를 연구소 부지로 제시하고 있다.

울산시는 울주군 서생면에 조성 중인 에너지융합산업단지(102만㎡) 내 3만3000㎡가 원전해체연구소의 최적의 부지라며 정부를 대상으로 막판 설득전을 강화하고 있다. 울산시는 서울대의 박군철 교수팀이 2017년 12월 ‘원전해체연구소 울산유치 타당성 분석연구’를 통해 입지 여건, 원전해체 산업·연구·교육 인프라, 지역산업과의 연계성, 지역경제 활성화 기여도 등 8개 분야에서 울산이 최적지라는 종합적인 결과를 내놨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다 현대중공업 등 설비 해체, 핵종 분석, 방사선 측정의 해체 기술 실증화가 가능한 산업 인프라가 구축돼 있다는 것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경북도는 원전 관련 기관과 대학 등 모든 여건이 갖춰져 있다는 점을 집중 부각하고 있다. 가동 중인 중수로형과 경수로형 원전 12기를 비롯해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시설, 한국전력기술,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등이 경북 동해안에 집중돼 있어 원전해체연구소가 들어서면 원전 설계·건설·운영과 해체·폐기까지 모든 과정이 유기적으로 이뤄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경북도는 연구소 부지로 월성원전 인근 경주시 감포읍 330만㎡에 조성 예정인 원자력안전연구단지를 제시하고 있다. 부산·울산·경주=

김기현·곽시열·박천학 기자 ant735@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