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금리인상’ 삭제…왜

경제 전문가 잇따라 하향 전망
감세효과 약발 끝·무역전쟁 탓
Fed 낙관전망 표현 강도 낮춰

지난해 3%대 ‘깜짝 성장’을 기록하며 세계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분기 1%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미국경제 둔화론이 확산하고 있다.

3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제전문가 5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지난해 4분기 미 GDP 성장률이 2.6%로 전망됐으며 올해 1분기 1.8%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2분기, 3분기 각각 4.2%, 3.4%를 기록하며 고공 행진했던 미 GDP 성장률이 반년 만에 1%대까지 급락한다는 관측이다. 이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상 속도 조절 등 선제 조치에 나서면서 ‘비둘기 색채’를 강화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효과 약화에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여파 등이 겹치면서 관련 기관들이 잇달아 올해 성장률을 하향 조정한 결과가 반영된 것으로 파악된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올해 2분기 GDP 성장률은 2.5%로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중국, 유럽 등의 경기둔화 속에서도 성장세를 구가했던 미국의 경기둔화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상승세를 보였지만 지속성에 대해서는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 무역전쟁에 따른 중국 등의 경기악화와 기업투자 감소 등도 경제 전망 악화 요인이다.

지난해 말 시작된 경기둔화 조짐이 한층 가시화되면서 미 의회예산국(CBO)은 지난 28일 보고서에서 미 GDP 성장률이 올해 2.3%로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중앙은행인 Fed 역시 올해 GDP 성장률을 기존 2.5%에서 2.3%로 하향 조정했으며 이날 공개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에서 미국 경기에 대한 평가를 ‘강한(strong)’에서 ‘탄탄한(solid)’으로 변경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도 “지난 수개월 간 향후 전망과 관련해 일부 역류와 상충하는 신호를 목도해 왔다”고 우려했다. 미국경제 둔화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Fed가 그동안 고수했던 금리인상 기조를 사실상 철회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30∼31일 진행되는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전격 합의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29일 폭스 비즈니스에서 “올해 여전히 3% 성장을 할 충분한 사유가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