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여만에 인상 중단 시사
보유자산 축소도 속도조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점진적 추가 금리 인상(further gradual increase)’ 표현까지 삭제해 3년여 만에 금리 인상 중단 쪽으로 노선을 공식 수정했다. Fed는 보유자산 축소 계획 역시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밝히면서 통화 긴축 속도 조절에 나섰다.

30일 CNBC,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Fed는 이날까지 이틀간 워싱턴DC의 Fed 청사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현행 2.25~2.50%에서 동결키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Fed는 이날 공개한 성명에서 ‘점진적 추가 금리 인상’ 문구를 삭제했다. 2015년 말 제로 금리 정책 종료 이후 FOMC 성명에 고정적으로 반영됐던 이 같은 문구가 3년여 만에 빠진 것은 최근 미국 경제가 둔화되는 신호가 나타나면서 금리 인상 중단으로 정책 방향을 수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신 Fed는 성명에서 “세계 경제 및 금융의 전개와 낮은 물가 상승 압력을 고려해 연방기금 금리 목표 범위에 대한 향후 조정을 결정할 때 인내심(patient)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제롬 파월 Fed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논거가 다소 약해졌다”며 “현재 기준금리는 중립금리 범위 안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 경제가 성장을 계속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중국, 유럽 등) 일부 주요 경제에서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 이 같은 환경에서 미래 정책조정에 앞서 전망을 평가하는 데 있어 인내함으로써 경제를 가장 잘 지원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Fed는 별도 성명을 내고 또 다른 통화 긴축 카드인 ‘보유자산 축소’에 대해서도 기존 가이던스(전망치)를 재검토하고 있으며 프로그램을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Fed의 자산 축소는 시중에 풀린 돈을 회수하는 긴축 효과가 있는데 그 속도를 완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Fed의 금리 인상 중단 기조 등에 힘입어 전장보다 434.90포인트(1.77%) 상승한 25014.86에 거래를 마쳤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