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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노동개혁 외국은 어떻게

스페인 재정위기후 개혁단행
실업률 4년새 5.2%P 호전돼

佛 정치위기속 고삐 안 늦춰
“지도자·국민 용기있어야 추진”

韓노동비용 5년간 20% 상승
“글로벌추세인데 韓만 거꾸로”

노동 유연화를 키워드로 하는 노동개혁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주로 유럽 남쪽 지역 국가들을 중심으로 강도 높게 추진되고 있다. 앞서 미국, 영국, 뉴질랜드, 캐나다 등 영미권 국가들은 이미 1980년대와 1990년대에 걸쳐 노동개혁을 완료했고 독일 역시 2003년부터 진행된 하르츠 개혁을 통해 ‘유럽의 병자’에서 유럽의 경제대국으로 거듭나는 데 성공했다.

스페인 노동시장은 유럽 재정위기로 인해 급격히 악화했다. 지난 2012년 실업자 수는 581만 명에 달했고 실업률은 24.8%까지 치솟았다. 청년 실업률도 52.9%에 달했다. 이에 스페인 정부는 2012년 노동시장 유연성 증대를 위해 노동개혁을 단행했다. 노동개혁의 주요 내용은 단체협약 제도 개편, 해고규제 완화, 해고규제 완화에 대한 보완 대책 등이다. 경제지표는 확실히 좋아졌다. 실업률도 2016년 기준 19.6%로 호전됐고 청년 실업률 역시 40%대로 내려앉았다.

정규직에 대한 고용보호 규제 완화나 비정규직에 대한 보호 강화 면에서 모두 불충분하긴 하지만 노동개혁이 스페인 경제 회복과 노동시장 상황 호전에 기여했다는 의견이 우세한 편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역시 2017년 5월 취임하자마자 노동개혁을 밀어붙여 왔다. 마크롱 정부의 노동 개혁은 집단적 노사관계법의 수정에 방점을 두고 있다. 강력한 전국·산별 단위 노동조합의 권한을 약화시킴으로써 유연성을 높이고자 하는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어 ‘철밥통’ 철도·공무원 개혁을 추진하기도 했다.

28일 김강식 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노동개혁은 거센 저항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국민의 성숙도·높은 변화 수용성 등과 함께 지도자의 용기와 애국심이 결합해야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페인에선 지난해 정권이 교체됐고, 마크롱 대통령 역시 ‘노란 조끼’로 대변되는 국민의 개혁 피로감으로 인해 현재 최대의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지만 노동개혁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김 교수는 “한국만 거꾸로 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제조업 단위노동비용 지수는 지난 5년간 20% 상승하면서 국내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생산성본부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의 단위노동비용지수는 2013년 87.9에서 지난해 3분기에는 109.4까지 21.5포인트(20%) 상승했다. 노동비용의 급격한 상승은 최저임금 인상 등 인건비 압박이 갑자기 커진 가운데 노동생산성은 향상되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유회경·박민철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