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 과거로 회귀하느냐 문제
내년 총선 관련해 걱정 깊다”
홍준표, 30일 전후 결정할듯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2·27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 “내일(24일) 비대위 회의가 끝나고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위원장직을 사퇴한 뒤 당 대표 경선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홍준표 전 대표 역시 이달 말쯤 출마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당 전당대회 구도가 크게 요동치는 모습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대학생 리더십 아카데미 행사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황교안 전 국무총리 문제로 계파 갈등 문제가 다시 거론되는데) 이는 결국 당이 미래로 가느냐, 아니면 과거로 회귀하느냐의 문제”라며 “오는 2020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잘 치러야 되는데 과연 공세적으로 치를 수 있을지, 어떤 프레임 속에서 수세적으로 치르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깊다”고 말했다. 이어 “생각이 어느 정도 정리된 만큼 내일 비대위 회의가 끝나고 입장을 밝히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 측에 따르면 그는 “당의 미래를 위해 인적 쇄신을 하고 혁신 작업을 추진해 왔는데 황 전 총리가 입당하자마자 대세처럼 떠받들고 친박(친박근혜)계가 기세등등하게 모여들면서 당이 과거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김 위원장은 미래로 가야 할 당이 과거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당권 도전 여부는 황 전 총리가 출마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홍 전 대표도 오는 30일 예정된 출판기념회를 전후로 출마 관련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홍 전 대표는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황 전 총리가 당 대표가 되면 한국당이 ‘박근혜 2기 정당’이 될 수밖에 없고 탄핵정국의 연장이 될 것인 만큼 그걸 막아야 한다는 고심이 있다”며 “30일을 전후해 입장을 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과 홍 전 대표 등 당내 주요 거물급 주자들이 황 전 총리에 대한 견제 의사를 밝히고 출마 여부를 고심하면서 차기 당권 경쟁 구도는 한층 가열되는 양상이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