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孫 풍자·원성글’ 봇물
孫은 “요즘 목포 많이찾아” 게시

전남 목포시 근대역사문화공간 투기 의혹에 휩싸인 손혜원 무소속 의원은 시종일관 “목포 구도심을 살리려는 선의였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일부 시민은 “망해가는 우리 동네 건물도 구매해달라” 등의 비꼬는 글을 올리며 손 의원을 풍자하고 있다. 손 의원은 22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언론이 이렇게만 일하면 전국 지방 도시 다 살아납니다. 그렇다면 도시마다 내가 집을 사들여야 하나?”라는 글을 올려 논란에 더 불을 붙였다.

특히 손 의원의 지역구인 마포을 주민들의 심경이 복잡하다. 마포을은 합정동, 망원동, 연남동, 창전동 등 젠트리피케이션이 심각한 지역으로 꼽힌다. 연남동을 관통하는 ‘경의선 숲길’에선 시민단체가 수년째 천막을 치고 막대한 자본을 앞세운 난개발을 반대하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망원동에 사는 직장인 이모(여·31) 씨는 “손 의원의 목포 건물 구매가 ‘선의’로 인식되려면 지역구인 마포구의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에 대한 제도적 대책부터 마련해야 했다”며 “망원동과 합정동에 달려드는 투기 자본을 막기 위해 손 의원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마포만큼이나 시민들의 풍자가 집중되는 지역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이다. 이태원동 역시 최근 몇 년 사이 임대료 폭등으로 폐업이 속출하고 원주민들이 대규모로 빠져나가고 있다. 손 의원은 지난 2014년 이태원동에 한국나전칠기박물관을 설립해 운영 중이다. 이태원동의 명소인 경리단길과는 걸어서 10분 거리다. 각종 커뮤니티엔 “지금 이태원동에 빈 상가가 많아졌다”며 “경리단길의 빈 점포들도 매입해 이태원의 문화를 지켜달라”는 식의 글이 다수 게재돼 호응을 얻고 있다. 손 의원은 이날도 자신의 행위가 ‘선의’였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손 의원은 페이스북에 “김대중 대통령이 귀국 후 목포를 방문했을 때 이후 요즘 목포에 사람이 가장 많이 온다고 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