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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홍 한국유통법학회장

“지역·국가 경계가 사라진 온라인 시장에서 시대에 맞지 않는 낡은 규제를 고수하면 아마존과 같은 유통 공룡들에 국내 시장이 잡아먹히는 것은 자명합니다.”

대규모유통업법 입법 과정에 연구용역 등으로 참여했던 최영홍(사진) 한국유통법학회 회장이자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5일 대규모유통업법의 입법 취지와 온라인 유통업계 규제가 상충한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처음의 입법 연구와 달리 현재 대규모유통업법은 여타 공정거래 관련법보다 과징금 등 처벌이 지나친 점이 있다”면서 “특히 온라인 시장은 글로벌 업체들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이 법이 온라인에도 적용되면서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최근의 이커머스 등 온라인 환경은 기존의 전통적인 유통 채널과 달리 매장이라는 공간의 제약이 없어 납품업자의 입점과 퇴점이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에 유통업체가 우월적 지위, 유의미한 경제적 의존 상태에 놓이지 않는다”면서 “서면 계약서 제출 의무는 보이지 않는 ‘갑질’을 잡아내기 위한 증거 확보 등을 위한 것이었는데, 이 경우 무의미해진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커머스 업체 매출에서 중소기업뿐 아니라 공산품 생산자인 대기업과 거래 비중이 상당히 높아 납품업자의 사업능력이 더 큰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업계는 △유통시장의 구조 △소비 실태 △대규모유통업자와 납품업자 등 사이의 사업 능력의 격차 △대규모유통업자에 대한 납품업자의 거래 의존도 △상품 특성 등을 고려해 법을 개정, 적용하거나 온라인 유통과 관련 별도 입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 교수는 “단순히 과거의 기준으로 접근해 온라인 유통업체에 법을 적용하면 각종 신기술과 새로운 소비 형태가 나타나고 있는 국내 온라인 시장 성장 발목을 잡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