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관계자 “어제 오후부터
北 심상치 않은 움직임 파악”
美·北 회담 내달 개최 전망

北, 中과 우호강화 논의하고
中지원책 이끌어내려 할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4차 방중에 대해 한국 측은 2차 미·북 정상회담 임박의 신호로 해석하는 동시에 북·중이 미국에 대북 제재 완화·해제 요구의 강도를 높일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또 올해 북·중 수교 70주년을 맞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등 양측의 우호 관계 강화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8일 “김 위원장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우리 당국이 파악하고 있었다”며 “7일 오후부터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김 위원장이 움직이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8일 오전) 북한과 중국으로부터 (김 위원장의 방중) 공식 발표 전에 통보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북·중 양측 관영 매체들은 이날 오전 8시쯤부터 김 위원장의 방중 소식을 보도했으며, 한국 정부는 발표 직전에 북·중으로부터 관련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방중은) 미·북 정상회담이 임박했다는 신호로 본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정상회담 장소를 조율 중”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근 발언과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 시기를 봤을 때 오는 2월쯤 2차 미·북 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김 위원장은 6·12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5월 7∼8일에 중국을 방문했었다.

한편 한국 측은 김 위원장이 이번 방중 기간 중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2차 미·북 정상회담의 전략과 북·중 우호 관계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은) 미·북 정상회담 전에 중국을 방문해 양국 우호 관계를 강화하고 이를 외교적 지렛대로 삼으려는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라며 “신년을 맞아 전통적 우방 관계를 공고화하고, 대북 제재가 계속 이행되는 상황 속에서 각종 지원책을 이끌어내기 위한 목적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 관계자도 “이번 북·중 정상회담에선 현실적으로 미·북 정상회담 관련 의제를 집중 논의할 것으로 봐야 한다”며 “또 올해 북·중 수교 70주년을 맞아 성과가 필요한 만큼 경협 추진을 위해서 대북 제재 완화나 해제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시 주석이 지난해 11월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내년에 방북할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어 김 위원장은 이번 방중 기간 시 주석에게 방북을 재차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김병채·박준희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