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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의‘합의안 수정’ 요청 거부
농업장관 “‘노딜’ 까지도 대비”

리오 버라드커(사진) 아일랜드 총리가 ‘노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되더라도 브렉시트 조건 변화는 있을 수 없다고 밝히면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를 압박했다.

3일 로이터통신, 가디언 등에 따르면 버라드커 총리는 이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40여 분간 전화 통화를 한 뒤 유럽 지도자들이 기존에 타결한 협상안을 지지하고 있음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최근 유럽 국가 정상들을 상대로 합의안 일부에 대한 수정을 요구하고 있는 메이 총리의 요청을 완곡하게 거부한 것이다.

버라드커 총리는 “영국이 협정 승인 없이 떠날지를 크게 고민하지 않고, 노딜에 대한 대비를 충실히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실제 마이클 크리드 아일랜드 농업장관은 노딜 브렉시트를 대비해 EU에 긴급 지원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버라드커 총리를 비롯한 EU 지도자들의 강경 방침은 오는 14일 브렉시트 의회 표결을 앞둔 메이 총리를 더욱 난처하게 하고 있다. 영국과 EU는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국경 통과 때 통행·통관 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하드 브렉시트’를 피하기 위해 합의에 실패할 경우 영국 전체를 EU 관세동맹에 잔류시키는 ‘안전장치(backstop)’를 두는 데 합의했지만, 보수당 강경론자들은 ‘안전장치’로 인해 영국의 일방적인 협정 종료가 불가능하다며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메이 총리는 최근 EU에 지난해 11월 합의한 ‘안전장치’를 종료하는 데 필요한 ‘법적·정치적 확약’을 포함시키는 재협상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버라드커 총리는 “우리는 영국에 법적·정치적 확약을 제공하는 것을 환영하지만 지난해 11월 타결된 협상안과 상충하거나 변화하는 확약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미나 안드리바 EU 집행위원회 대변인도 “EU 정상들이 재협상은 없다고 결정했으며 추가 회동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메이 총리가 크리스마스 휴가 기간 계속 EU 정상들과 ‘전화 외교’를 이어갔으나 ‘안전장치’ 명확화와 관련해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다고 전했다. 메이 총리는 오는 7일 영국 의회 개원을 앞두고 다시 한 번 벨기에 브뤼셀을 찾아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의장, 메르켈 총리,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회담을 하며 ‘안전장치’와 관련한 담판을 다시 한 번 지을 예정이다. 제러미 헌트 영국 외교장관은 “총리가 안전장치와 관련해 더욱 명확한 입장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