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관계자 “인편으로 받았다
구체적 경로는 밝힐 수 없어”

文대통령 답신 보낼지 촉각
對北특사단 등 파견 가능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는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물밑 접촉을 담당해 온 국가정보원과 통일전선부 간 핫라인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됐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의 친서에 대한 문 대통령의 답신이 대북 특사단 파견의 형식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청와대는 31일 김 위원장 친서의 구체적 전달 경로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인편으로 전달된 것 외에 구체적 경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도 전날 “남북 사이 여러 소통 창구가 있다”며 “(북측이) 그중 한 창구, 통로를 통해 전달해 왔다”고만 했다. 북측 인사가 남측으로 내려와 친서를 전달한 것은 아니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남북 간 공식 소통 창구인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친서가 오갔을 것이란 주장이 제기된다. 하지만 북측 최고 지도자인 김 위원장의 친서를 실무급에서 처리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노동당 국무위원장 휘장이 박힌 정식 친서인 만큼 고위급 인사가 직접 접촉해 문서를 전달했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에 따라 서훈 국정원장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 6월 1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보내는 김 위원장의 첫 번째 친서를 직접 전달했고, 7월 판문점에서 성 김 필리핀 대사와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받아가는 등 ‘친서 메신저’ 역할을 한 바 있다. 김 부위원장이 직접 움직였을 경우, 카운터파트인 서 원장이 친서를 수령하는 방식을 택했을 것으로 보인다.

친서 전달을 계기로 국정원과 통전부 라인이 재차 남북 고위급 및 정상 간 만남을 이끌어 낼지 주목된다. 이 라인은 4·27, 5·26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으로 꼽힌다.

특히 정상 간 만남 전에는 특사단의 파견이 물꼬를 터왔기 때문에 문 대통령의 답신을 대북 특사단이 전달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월과 9월 대북 특사단을 북측에 파견했고 이후 4·27, 9·19 정상회담 개최 결과가 발표됐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