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北, 자발적 核폐기 의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의 예고편 같은 친서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면서 1월 1일 공개될 신년사에서 미·북 정상회담 조기 성사를 이끌어낼 수준의 메시지를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18년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담은 신년사를 발표한 이후 남북 고위급 회담이 1주일여 만에 열린 것처럼 2019년 신년사를 계기로 현재 교착 상태인 미·북 대화도 급진전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 표명 수준을 넘어 구체적 조치를 언급해야 미·북 대화의 실질적인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30일 문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2019년에도 문 대통령과 자주 만나서 한반도 평화·번영을 위한 논의를 진척시키고 한반도 비핵화 문제도 함께 해결해 나갈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남북 대화를 계속 유지하면서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도 논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신년사에서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은 비핵화 조치 언급의 수위와 구체성이다.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말했던 영변 핵 시설 사찰 외에 핵 리스트 신고 의향까지 밝혀야 교착 상태를 풀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 미국 언론들은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의 내용을 보도하면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 미비로 비핵화 협상에 진척이 없음을 지적했다. AP통신은 30일(현지시간) 김 위원장이 친서에서 비핵화 의지를 전했다는 내용을 전하면서 “김 위원장이 자발적으로 핵을 폐기할지에 대한 의문이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 대통령이 비핵화 전까지 제재를 유지하기로 하자 비핵화 약속을 지키지 않는 쪽을 선택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
워싱턴 = 김석 특파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