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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성장둔화 잇단 경고
WP “1년전엔 다 좋았지만
지금은 전세계 어디든 나빠”

세계 경기가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 주요 기관들이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하향 조정한 데 이어 경제 전문가들은 예상보다 더 가파르게 경제 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지속하고 리스크(위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으로 지적되면서 이미 각종 경제 지표 악화를 보이는 한국 경제에 더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토스텐 슬로크 도이치뱅크 수석 연구원은 워싱턴포스트(WP)에 “1년 전에는 전 세계 어디나 좋았으나 지금은 전 세계 어디든 좋지 않다”고 밝혔다. 메간 그린 매뉴라이프 뮤추얼펀드 연구원은 내년 세계 경제가 미국뿐 아니라 ‘동기화된 둔화’를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직 소수이긴 하지만 세계 경제가 단순한 ‘성장 둔화’를 지나 ‘경기후퇴(Recession)’로 갈 수 있다는 ‘R의 공포’도 제기된다. 최근 뉴욕 연방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경제 전문가들은 12개월 안에 경기 침체가 올 가능성에 대해 16.7%라고 밝혔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중반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은행(WB) 등은 올 하반기 들어 수요 부진, 무역과 금융 리스크 등으로 2019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IMF는 지난 10월 발표한 하반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지난해 3.7% 성장했던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올해와 내년 모두 성장률 3.7%로 정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의 전망치인 올해 3.9%, 내년 3.9%를 각각 하향 조정한 것이다.

OECD는 지난달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2019년 세계 GDP 성장률은 3.5%로 올해 3.7%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5월 전망치 3.7%보다 0.2%포인트 하향 조정된 것이다. 시장의 우려는 더욱 크다. 특히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미국 경제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3.1%와 2.5%에서 3.0%와 2.3%로 하향 조정하는 등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식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경기 주기상 수축기에 진입하면서 리스크에 대한 경계음도 높아지고 있다. 경기 회복 국면에서 각국 중앙은행들이 시중에 푼 유동성으로 인해 높아진 부채가 가장 큰 복병이 될 전망이다.

박세영 기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