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서울發 판문行 특별열차 26일 오전 북한 개성 판문역에서 열리는 남북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 참석하기 위해서 서울역 출발 특별열차에 탑승한 남측 대표단을 향해 한 역무원이 경례를 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 판문역 南北철도·도로 착공식

‘서울 ↔ 판문’ 새겨진 왕복티켓
‘운임 1만4000원’ 문구 적혀
마지막 경의선 기관사도 참석

南北과속 ‘갈등 불씨’ 지적도

남북이 26일 북측 지역 개성 판문역에서 남북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을 개최, 철도 연결사업의 상징적 첫발을 뗐다. 하지만 본격적인 공사 착수를 위해서는 대북 제재 예외 적용 등 여전히 남아 있는 과제가 많고, 남북관계 개선 ‘과속’에 대한 갈등의 불씨를 남겼다는 지적은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착공식 행사에 참석하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100여 명을 실은 새마을호 4201호 특별열차는 오전 6시 48분 서울역 11번 플랫폼을 출발했다. 새마을호 객차 6량과 기관차 2량, 발전차 1량 등 총 9량으로 편성된 특별열차에는 ‘함께 여는 평화, 번영’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플래카드가 붙어 있었다.

열차에 탑승한 참석자들은 ‘서울↔판문’이 새겨진 왕복승차권을 받아 들었다. 승차권과 겉포장에는 ‘운임 1만4000원’이라는 문구와 함께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를 위한 이 역사적인 순간에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메시지도 담겼다.

남측 인사들은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의 실질적 ‘첫발’이라고 할 수 있는 이날 착공식에 대해 남다른 감회를 표출했다. 2000년 첫 남북정상회담 당시 통일부 장관을 지낸 박재규 경남대 총장은 “오늘 열차 타러 오면서 굉장히 감회가 새로웠다”고 말했다. 개성 덕암동이 고향이라는 김금옥 할머니는 특별열차를 타고 고향을 방문하는 것에 대해 “나서 자라서 학교 다니던 고향 땅에 간다는 건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그 희열이랄까 기쁨을 모른다”며 “꿈 같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오전 10시 정각에 북측 취주악단의 개식 공연으로 막을 올렸다. 남북 대표의 착공사, 철도·도로 연결의 상징적 작업이 될 궤도 체결식과 도로표지판 제막식도 이어졌다. 행사 마무리는 북측 취주악단의 공연으로 장식됐다.

하지만 이날 행사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 개선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조명균 장관 등 정부는 야당인 자유한국당 측에도 행사 참석을 요청했으나, 나경원 원내대표 등 한국당 측의 참석은 성사되지 않은 게 대표적이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오히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착공식 강행을 비판하는 입장을 드러냈다. 또 착공식 참석자들이 열차를 타고 출발하는 서울역에서는 착공식 반대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개성 판문역=통일부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