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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위, 서민금융 개편안

중신용층 중심에서 대폭 수정
자금난 차주엔 1년 상환 유예
총 공급량 7兆 → 8兆로 확대

정부의 서민자금지원 혜택이 4~6등급의 ‘중신용층’ 중심에서 더 취약한 7등급 이하 ‘저신용층’ 중심으로 대폭 수정된다. ‘긴급 생계·대환자금’이 신설되고 소액연체자 대상 특별 감면 프로그램 도입과 채무감면율 확대가 추진된다. 다만, 정부 예산을 투입하는 대신 금융사 출연금을 대폭 늘리는 등 민간 부담만 가중돼 논란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채무탕감 확대에 따른 도덕적 해이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21일 이런 내용의 ‘서민금융지원체계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금융위는 전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의 당정협의를 거쳐 이 같은 방안을 확정했다. 금융위는 내년 중 세부 추진방향을 발표하고 내년 중 시행에 나설 계획이다.

개편안은 시장에서 배제된 저신용층에 대한 지원 강화에 방점이 찍혀 있다. 금융위는 이들을 위해 연간 1조 원 규모의 ‘긴급 생계·대환자금’ 상품을 신설했다. 10% 중·후반대의 금리로 시작해 성실 상환 시 매년 1~2%포인트씩 금리가 낮아지는 상품이다. 그간 정책금융상품의 저리(상한 연 10.5%) 수혜가 집중된 중신용층에 대해선 정책금융상품 금리를 올려 민간 중금리 시장으로 유도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또 일시적 자금난을 겪는 저신용 차주에겐 ‘상시 채무조정지원제도’를 도입, 최대 1년간 상환을 유예해주고 사실상 변제 능력이 없는 소액 연체자에겐 3년간 성실 상환 시 잔여채무를 특별감면해주기로 했다.

금융위는 내년도 서민금융공급 규모를 올해(6조7000억 원)보다 최대 1조 원가량 늘어난 8조 원 안팎으로 확대했다. 재원은 현행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에서만 걷어왔던 출연금 대상기관을 은행 등 전 금융권으로 확대하고 출연을 상시화해 조달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정부가 자체 재원 마련 없이 금융사를 대상으로 한 ‘팔 비틀기’를 통해 서민금융상품을 운용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내년도 정책금융상품 관련 정부 예산은 전액 삭감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채무를 도저히 갚을 수 없는 연체 차주에게만 적용하겠다지만 채무탕감 확대에 따른 도덕적 해이 우려도 적지 않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