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硏 분석 ‘침몰 4大 교훈’

(3) 경제정책 과도한 정부 규제
(4)정권마다 공직자 부패 만연

‘편중된 산업 구조, 과도한 복지 지출, 정부의 규제.’

국내총생산(GDP)이 불과 10년도 채 지나지 않아 3분의 1토막 나는 등 최근 침몰하는 베네수엘라 경제에 대한 시사점이 제시됐다.

베네수엘라 물가는 올해 들어 천문학적으로 급등해 전년 대비 137만% 올랐고, 정부부채는 올해 말 GDP의 1.6배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21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석유에 쏠린 산업구조, 과도한 복지, 정부의 규제 일변도 정책, 집권층 부패 등이 맞물려 경제 위기로 내몰린 것으로 분석됐다.

베네수엘라는 자원 부국이지만, 지나친 석유 산업 쏠림 현상이 위기를 불렀다. 석유가 국가 전체 수출의 96%, 재정 수입의 50%, GDP의 30%를 도맡아 국제 유가 하락 시 경제 전체가 직격탄을 맞을 우려가 상존했다. 실제, 2010년 이후 국제 유가가 떨어지자 베네수엘라 경제는 급격하게 악화했다. 한경연 관계자는 “산업 다각화를 통한 위험 분산 등 경제 구조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복지정책에 따라 확대된 국가재정은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았다. 차베스 집권 이후 ‘무상교육’ ‘의료지원’ ‘저소득층 보조금 지급’ 등 복지정책은 실업률과 빈곤율·문맹률을 떨어뜨렸지만, 국가 재정에는 큰 부담을 줬다. 베네수엘라의 GDP 대비 정부지출은 2000년 28%에서 2018년 41%까지 늘었고, 재정수지는 2007년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적자 폭이 커지고 있다.

규제 일변도 정책을 강화한 것도 경제 활력을 꺾어버렸다. 2000년 이후 석유를 포함, 통신·철강·전력·시멘트 등 주요 산업이 국유화됐다. 각종 가격과 외환을 통제하는 정책도 고수했다. 가격 인상을 근거로 기업의 자산을 몰수할 수 있는 법률까지 시행 중이다. 공직자의 부정부패도 경제적 약자의 부담을 높였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베네수엘라는 규제 일변도 정책과 과도한 복지지출 등이 시장을 왜곡한 결과를 극적으로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