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심상정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이 노동운동 진영에서 활동하던 1990년대 한 집회에 참석한 모습. 심상정 위원장실 제공

‘25년 노동운동’ 심상정의 정치

“저와 정의당이 표방하는 정치는 급진성을 내세우는 정치가 아니고 책임성을 증명하는 정치입니다. 어떤 사건이 터지면 냄비 끓듯 나섰다가 마는 게 아니라 끝내 결과를 만드는 정치를 추구합니다.”

심상정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7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자신의 정치 행로에 대해 “오래 걸리더라도 ‘오래가는 변화’를 만드는 정치가 심상정과 정의당의 정치”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정의당은 경제민주화와 복지, 노동 등의 가치를 선도하는 예인선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고 자부한다”면서 “이제는 그런 가치가 시대정신이 됐기 때문에 정의당이 더 이상 군소정당이 아니라 책임 있는 유력 정당으로 발돋움해 시대정신을 앞장서서 구현하는 정치 세력으로 나설 때가 됐다”고 말했다. 지난 19대 대통령선거를 통해 진보정당도 대중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다고 보고, 이제 한 단계 높은 차원으로 나아가겠다는 것이다.

심 위원장은 “10년 넘게 정치를 하면서 가장 마음이 허전한 부분은 여와 야,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정치 지도자 중에서 좋은 정당을 만드는 데 관심 있는 지도자를 볼 수 없었다는 점”이라며 정의당이 기존 정당의 한계를 뛰어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 후보 한 사람이 정당을 만들었다 다시 통합하고, 또 갈랐다가 다시 합치고 하는 데는 대한민국밖에 없다”며 “아직도 대선 후보의 ‘캠프 정당’이라는 한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대한민국 정치가 비판을 받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심 위원장이 지향하고 추구하는 정치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노회찬 전 정의당 원내대표가 남긴 가치다. 심 위원장은 “노 전 원내대표가 남긴 유산 중 가장 핵심적인 가치는 ‘차별 없는 사회’”라며 “‘차별 없는 사회’라는 토대 위에 정의로운 복지국가를 만들겠다는 게 노회찬과 저 사이의 필생의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심 위원장에게 노 전 원내대표는 정치적 동반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둘은 2004년 민주노동당 소속으로 17대 국회에 함께 입성한 후 통합진보당 탈당, 정의당 창당 등 진보정치사의 굴곡을 함께 겪어 왔다. 심 위원장은 “사실 지금도 (노 전 원내대표의 부재는) 꿈만 같다”면서 “함께 욕도 먹고 실패도 하고, 성과도 얻고 국민에게 칭찬도 많이 받았는데 이제는 그분이 없으니 좀 벅차다”고 고백했다. 심 위원장은 “‘지금 내가 잘 판단하고 있나’ 하는 순간에는 그와 대화를 한다”며 “앞으로도 제가 정치를 하는 한 계속 함께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 위원장은 제도 정치권에 뛰어들기 전에도 노동운동 진영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며 ‘철의 여인’이라 불렸다. 그는 1978년 서울대 역사교육과 입학 후 학생운동에 뛰어들어 서울대 최초의 총여학생회를 만들었다. 1980년 미싱사 자격증을 딴 후에는 구로공단에 위장 취업해 노조 운동에 투신했다. 1985년에는 구로동맹파업 사건의 주동자로 지명수배돼 1993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그는 수배 생활 중에도 서울노동운동연합(서노련) 결성을 주도, 서노련 중앙위원장을 맡았으며 전국노동조합협의회에서 쟁의국장과 조직국장을 역임했다. 최초의 산업별 노동조합인 전국금속노동조합에서는 사무처장으로 일했다.

25년간 노동운동에 투신했던 심 위원장은 2004년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1번으로 17대 국회에 입성했다.

△1959년 경기 파주 출생 △명지여고, 서울대 역사교육과 졸업 △서울노동운동연합 중앙위원장 △전국금속노조 사무처장 △17·19·20대 국회의원 △민주노동당 대표, 진보신당 공동대표, 통합진보당 원내대표·공동대표, 정의당 대표 △19대 대통령선거 정의당 후보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