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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헌 회장은 누구

정성헌 새마을운동중앙회 회장은 진보진영의 원로로 꼽힌다.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1학년 때인 1964년 굴욕적인 한·일회담에 반대하는 6·3 시위에 참여해 18세 나이로 첫 감옥살이를 했다. 이후 그는 한국 현대사의 전환점이 있을 때마다 몸을 아끼지 않고 헌신했다.

1946년생인 정 회장은 춘천고를 졸업하고 고려대 정외과에 진학했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인 1977년부터 한국가톨릭농민회 사무국장과 부회장을 맡으며 농민 운동에 몸을 담았다. 전두환 대통령 시절인 1985년부터 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민통련) 상임 집행위원을 했고 6월항쟁으로 대변되는 1987년에는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 상임집행위원, 대통령 후보 단일화 쟁취국민협의회 사무처장 등을 역임했다. 1989년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 상임집행위원도 지내면서 민주화 운동의 최전선에 섰다.

이후 그는 1991년부터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 해피로그 본부장, 1998년 환경운동 21세기 위원장, 한국 DMZ(비무장지대)평화생명마을추진위원회 공동대표 등을 역임하면서 생명운동에 뛰어들었다. 정 회장은 2010년 말부터 3년 넘게 제4대 민주화운동 기념사업회 이사장도 지냈다. 현재도 한국DMZ평화생명동산 이사장, 남북강원도교류협력협회 이사장, 유네스코 지정 유엔 지속가능발전교육 인제전문센터 이사장 등으로도 활동 중이다.

정 이사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등과도 민주화 운동을 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그는 “아주 가까운 사이는 아니고 1987년 6월 항쟁 때 두 대통령은 부산지역 대표로 국민운동본부 집행위원을 해 함께 일한 적이 있다”고 회고했다. 그는 새마을운동중앙회장을 현 정부에서 여러 번 권했지만 계속 사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새마을운동중앙회장을 맡아달라고 해서 다른 사람을 찾아보라고 두세 번 거절했다”면서 “‘현장을 잘 아는 사람이 해야 새마을운동도 제대로 된다’는 권유에 결국 수락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새마을운동중앙회장에 취임하기 직전까지 강원 인제군에서 농사를 지었다. 자신이 직접 논과 밭 9900여㎡(3000여 평)에다 평화생명동산 내에 3만3000여㎡(1만 평) 정도 유기농법을 이용해 농사를 지었다. 중앙회장에 취임하면서 농사를 못 짓게 돼 다른 사람에게 임대했다.

정 회장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한다. 중앙회에서 회장에게 제공하는 차량은 이용하지 않는다. 그는 1주일에 3~4일은 중앙회 내에 있는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강원 인제나 서울 도봉구에 있는 가족이 있는 집에 갈 때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한다. 전용 차량을 없애 연간 5000만 원 정도의 비용을 절약하고 있다. 하지만 정 회장은 “무보수 상근 봉사를 한다고 알려졌는데 그건 사실이 아니다”라며 “민주화 운동을 할 때는 돈을 안 받았지만 요즘은 국민연금이 37만9000원밖에 안 나오는 데다 돈을 쓸데가 있어 일한 만큼 보수를 받는다”고 밝혔다.

신선종 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