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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째 단식… 정치권 부담 커져
민주·한국당, 원론적 입장 반복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촉구해온 손학규(사진) 바른미래당 대표의 단식농성이 14일로 9일째를 맞으면서 정치권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주말 사이 71세의 손 대표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보다 몸무게가 1㎏ 줄어 68.4㎏”이라며 “며칠 안 먹었더니 기억이 오락가락한다”고 말했다. 이어 “월요일 최고위 때도 정장하고 참석할 수 있을까 생각해봤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당 관계자는 “손 대표의 건강이 급속히 악화하고 있다”며 “주말을 잘 넘길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손 대표가 주장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여전히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민주당은 원칙적인 찬성 입장만 밝힌 상태이며, 한국당은 “선거구제 개편은 제왕적 대통령제를 바꾸는 개헌과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손 대표는 민주당에 대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논의를 정개특위로 미루는 건 잘못된 것”이라며 “당 차원에서 합의되지 않는다면 정개특위에서 논의도 제자리걸음만 반복하다 무산될 것임이 명확하다”고 말했다. 한국당에 대해서도 “많은 의원이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부정적이라는데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단식농성이 바른미래당을 둘로 나누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단식이 한국당 탈당파인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의 한국당 복당 움직임을 잠시 잠재우겠지만, 동조 단식농성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하게 함으로써 당의 분열을 확인했다는 점 때문이다. 유승민·이학재·이혜훈·정병국·정운천·지상욱 의원은 아직 단식농성 참석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국민의당 출신인 이언주 의원도 부정적이다. 당 관계자는 “일부 한국당 탈당파 의원들이 손 대표의 단식농성이 끝나는 대로 한국당에 복귀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