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대비 취업 8만명 늘어

고용유발 효과 큰 업종인
자동차·조선업 등은 악화

지난 11월 제조업의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9만 명이 줄어 8개월째 악화했지만, 농림·어업 취업자 수가 8만 명이 늘어 18개월째 증가세다. ‘좋은 일자리’가 무너지고 있는 올해 고용 참사가 내년에도 지속할 우려가 커졌다.

1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1월 제조업 취업자 수가 9만1000명으로 전년 대비 줄었고, 지난 3월 이후 8개월째 감소했다. 올해 들어 제조업 취업자 수는 2, 3월에는 전년 대비 각각 1만4000명, 1만5000명이 늘었지만, 4월(-6만8000명), 5월(-7만9000명), 6월(-12만6000명), 7월(-12만7000명)까지 크게 악화했다. 이후에도 8월(-10만5000명), 9월(-4만2000명), 10월(-4만5000명)까지 감소 폭이 둔화했지만, 여전히 침체국면이다.

반면 고령 인구 증가로 농림·어업 취업자 수는 지난 11월 전년 대비 8만4000명이 늘어 지난 2017년 5월 이후 18개월째 증가했다. 올해 들어 지난 7월 이후 10월까지 5만∼6만 명대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제조업의 고용악화는 경기 지표의 최악 결과다. 지난 9월까지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2.8%로 외환위기를 맞은 1998년 이후 가장 낮다. 자동차와 조선, 운송장비 제조업 등 주력 산업 불황이 직격탄이 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제조업 일자리 감소의 원인을 산업 구조조정에서 찾는다. 통계청 관계자는 “산업별로 세부적으로 보면 자동차와 조선업이 포함된 기타운송장비, 의복·모피 제조업 등에서 일자리가 주로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다 수출을 견인하고 있는 반도체와 석유·화학업종 등 일부 산업에선 고용 창출을 기대하기 힘들다. 고용 유발효과가 낮은 업종 특성 때문에 줄어드는 일자리를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다.

전문가들은 고용의 핵심 주체는 기업이며, 일자리 창출은 기업 경쟁력을 높여야 가능하다고 지적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제조업을 포함한 한국 경제성장 둔화도 문제지만, 경제둔화가 가파르게 고용 둔화로 연결되는 것을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정책적 요인도 크다”며 “규제개혁과 큰 틀의 시장 친화적인 경제정책 전환이 이뤄져야 무너져 내리는 제조업 기반을 다시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