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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농단’관련 구속영장심사
法 “범죄 관여범위 등에 의문”
朴 “재판부 판단 경의 표한다”
檢 “상급자 더 큰 책임” 반발

박병대(왼쪽 사진)·고영한(오른쪽)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7일 모두 기각됐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게 칼끝을 모아오던 검찰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는 당분간 속도 조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장 양 전 대법원장 소환 시기가 늦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 전 대법관은 이날 새벽 서울구치소에서 나오며 “재판부의 판단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0시 40분쯤 두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박 전 대법관의 영장심사를 담당한 임민성 부장판사는 “범죄혐의 중 상당 부분에 관해 피의자의 관여 범위 및 그 정도 등 공모관계의 성립에 대하여 의문의 여지가 있는 점, 이미 다수의 관련 증거자료가 수집돼 있는 점, 피의자가 수사에 임하는 태도 및 현재까지 수사경과 등에 비춰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피의자의 주거 및 직업·가족관계 등을 종합하여 보면, 현 단계에서 구속사유나 구속의 필요성 및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고 전 대법관의 영장심사를 담당한 명재권 부장판사는 “본건 범행에서 피의자의 관여 정도 및 행태, 일부 범죄사실에 있어서 공모 여부에 대한 소명 정도, 피의자의 주거지 압수수색을 포함해 광범위한 증거수집이 이루어진 점, 현재까지의 수사 진행 경과 등에 비춰 현 단계에서 피의자에 대한 구속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즉각 반박했다. 검찰은 “하급자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구속된 상태에서 직급 상급자인 두 대법관 모두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은 재판의 독립을 훼손한 반헌법적 중범죄들의 전모를 규명하는 것을 막는 것으로서 대단히 부당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 3일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두 전 대법관을 임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양 전 대법원장과의 연결고리로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혐의를 보강해 구속영장 재청구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박 전 대법관은 2014년 2월부터 2년간, 고 전 대법관은 2016년 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법원행정처장을 지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