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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에이즈의 날’ 맞아 밝혀

영국 국회의원이 12월 1일 세계 에이즈의 날을 앞두고 자신이 에이즈를 유발하는 인체 면역 결핍 바이러스(HIV) 감염인임을 공개했다.

29일 영국 일간 가디언, CNN 등에 따르면 영국 노동당 소속 로이드 러셀모일(32·사진) 하원의원은 이날 의회 연설에서 “내년이면 HIV 양성 진단을 받은 지 10년이 된다”고 밝혔다.

그는 “(감염 사실에 대한) 공포부터 수용까지, 그리고 내가 받은 치료가 내 건강을 유지해준다는 것, (만났던) 파트너들을 보호해준다는 것을 알고 지지하게 되기까지 긴 여정이었다”며 “수년간의 치료 끝에 국가보건서비스(NHS)에서 (바이러스를) ‘감지할 수 없다’고 칭하는 상태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아프지 않고, HIV 바이러스를 누군가에게 옮길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러셀모일 의원은 “내 이름은 내일 신문에 ‘HIV 양성 사실을 밝힌 하원의원’으로 보도될지도 모른다”며 “HIV 진단을 받은 그 어떤 사람도, 자신의 상태 때문에 더 잘될 수 없다거나 삶을 즐길 수 없다고 느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동료 의원들은 박수를 보냈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편견을 닫고 이 세계의 인권과 정의에 마음을 열어야 한다”며 “러셀모일 의원은 오늘 엄청난 용기를 보여주었다. 모든 노동당원은 그를 자랑스러워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공중보건청(PHE)에 따르면 영국의 HIV 보균자로 추산되는 약 10만2000명 중 정식으로 진단을 받은 이들은 약 92% 정도다. 이 중 98%는 치료를 받고 있고, 치료를 받는 보균자 97%는 혈액 검사에서 더 이상 HIV 바이러스 활동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 같은 수치는 영국이 유엔의 에이즈 치료를 위한 ‘90-90-90’ 캠페인(90% 이상 진단, 90% 이상 치료, 90% 이상 억제)을 달성한 첫 번째 국가임을 말해준다.

영국에서는 HIV 신규 감염자가 2017년 4363명으로 전년 5280명과 비교해 17% 감소했다. 지난해 전 세계 신규 HIV 감염인은 180만명으로 220만명이었던 2010년과 비교해 18% 정도 즐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지난해 새롭게 신고된 HIV 바이러스 감염인이 1191명으로 2000년의 244명 대비 약 4.9배 가량 증가했다. 누적 HIV 감염인도 1만2000명을 넘어섰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