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우크라이나‘전시내각’소집
러 “우크라이나가 먼저 도발”
유엔 긴급 안보리회의 개최

러시아군이 흑해와 아조프해를 잇는 케르치 해협을 지나던 우크라이나 군함에 발포하고 함정 3척을 나포했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무력병합 이후 최대 규모의 군사충돌로 양국 간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25일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쯤 케르치 해협에서 러시아 군함이 우크라이나 해군 군함 니코폴, 베르디안스크 2척과 예인선 예니카푸를 향해 포격을 가해 나포했다.

우크라이나 해군은 이날 저녁 페이스북을 통해 성명을 발표하고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예인선과 함께 케르치해협을 통과하려던 우크라이나 함정들에 사격을 가했다”며 “이 과정에서 소형 함정 베르디안스크가 반파되고 군인 6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흑해 쪽 오데사 항에서 아조프해의 마우리폴로 항행하고 있던 니코폴호 등 3척을 갑자기 러시아의 벌크선이 저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러시아는 수호이-25 전투기 2대를 투입해 “진입을 멈추지 않으면 사격하겠다”고 위협하고 포격을 가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해군은 “러시아는 위협용이 아닌 정조준 포격을 가했고, 베르디안스크는 물속에 가라앉았다”고 전했다. 현재 예니카푸와 베르디안스크는 러시아 측에서 견인하고, 니코폴은 러시아 측의 인도에 따라 이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BBC 등은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 이후 양국 간에 군사적 긴장감이 최고조로 올라갔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6일 새벽 ‘전시내각’을 소집해 상황파악 및 대책을 논의했고, 의회에는 ‘전시상황’ 선포를 요청할 예정이다. 반면 러시아 국영통신 리아노보스티와 타스통신은 FSB를 인용해 우크라이나 군함들이 러시아 영해로 들어와 위험한 항행을 하면서 도발했다고 보도했다.

2003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맺은 조약에 따르면 양국 모두 아조프해와 케르치 해협을 이용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 러시아는 케르치 해협을 통과할 때 사전 통보하도록 돼 있는 규약을 우크라이나가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고, 우크라이나는 사전 통보는 물론 국제해양법상의 모든 규약을 지켰다는 입장이다.

한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의 요청에 따라 26일 오전 유엔에서 긴급 안보리 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오나라 룬케스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대변인은 “국제법에 따라 우크라이나의 (아조프해) 접근을 보장하라”며 우크라이나를 지지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