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진에 취업난이 지속되면서 이미 과열된 일명 ‘스펙’ 경쟁이 더욱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신입사원 중 자격증 보유자가 67%, 인턴십 경험 보유자는 35% 등으로 모두 지난해보다 증가했고, 늘어나는 ‘블라인드’ 채용에 대응해 각종 ‘경험형 스펙’도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6일 잡코리아가 지난해와 올해 1000대 기업에 입사한 신입직 합격 스펙 총 2644건을 항목별로 분석한 결과, 올해 신입사원들의 합격 스펙이 지난해보다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직무 전문성을 드러낼 수 있는 자격증 보유자 비율은 올해 67.1%로 지난해(53.0%)보다 14.1%포인트나 올랐고, 인턴십 경험자 비율은 올해 35.1%로 지난해(31.3%)보다 3.8%포인트 증가했다. 이미 최고 수준이던 스펙 경쟁이 갈수록 더 치열해지는 것이다.

학력·학벌, 영어 점수 등을 보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이 증가하면서 자기소개서, 면접에서 경험을 녹여 자신을 내세울 수 있는 경험형 스펙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들도 늘고 있다. 해외 어학연수나 여행 등을 통해 해외에 체류한 경험자 비율은 올해 33.2%로 지난해(16.9%)에 비해 16.3%포인트 크게 늘었다. 사회봉사활동 경험자 비율도 45.3%로 지난해(28.1%)에 비해 17.2%포인트나 증가했다.

변별력이 없어지고 있는 영어 스펙은 줄어들고, 대신 ‘제2외국어’ 스펙이 증가했다. 제2외국어 점수 보유자 비율은 올해 12.1%로 지난해(8.5%)보다 3.5%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중국어 점수 보유자가 59.5%로 가장 많았다. 한편 대학 졸업학점은 평균 3.7점(4.5점 만점)으로 지난해와 같았다.

변지성 잡코리아 팀장은 “서류전형이 간소화하고 자기소개서 기반의 면접이 강화되면서 다양한 경험을 소재로 자신의 강점을 드러낼 수 있는 경험중심 스펙을 쌓는 취준생들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