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산불 피해가 계속 커지는 가운데 ‘캠프파이어’가 덮친 뷰트카운티나 ‘울시파이어’로 피해를 입은 말리부 등에서 주민들이 떠나면서 인근 지역이 때아닌 무법천지로 변하고 있다.

15일 캘리포니아 현지매체 새크라멘토 비 등에 따르면 뷰트카운티의 보안관 부서는 지난 11일 카운티 내 소도시인 치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캠프파이어 발생 이후 약 53건의 약탈 및 약탈 시도가 있었으며 관련 신고 66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미란다 바워삭스 대변인은 “신고는 많았지만 경찰이 모두 화재 방지 및 시민 대피 등에 동원돼 실제 범인 검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현재 보유한 경찰인력으로는 이 같은 범죄에 대처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보안관 코리 호네아는 “지금 당장 수사에 나설 수는 없지만 현장에서 약탈 행위를 목격할 경우 즉시 (용의자를) 체포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지어 산불을 진압하는 소방관의 방화복을 훔쳐가는 사례까지도 보고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내에서도 대표적 부촌 지역으로 유명인 별장이 몰려 있던 말리부 지역은 그야말로 ‘약탈의 천국’이 되고 있다. 산불로 전기가 끊겨 저택의 경보장치나 보안시설이 마비되면서 이들 저택이 한몫을 챙길 수 있는 ‘봉’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전직 모터사이클선수 캐리 하트는 최근 인스타그램에 ‘약탈자들을 쏴버리겠다’는 사진과 함께 “누군가의 위기를 틈타 이득을 취하는 것은 불운한 일”이라며 “부디 이 지역에서 약탈을 했던 사람이라면 다시 말리부로 돌아오지 말기를 바란다”며 협박성 경고문을 남겼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