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새 경제부총리 후보 출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12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 기업인·경제단체 반응

“반시장주의 상수로 전략 수립
공장 해외이전 본격화할 수도”

“기업 對 노조 - 대기업 對 중기
대립구도속 한 쪽 편들기 중단
근본적 경제구조 혁신 나서야”

“2기 경제팀이 1기 경제팀의 잘못을 바로잡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기업인들은 앞으로 현 정부의 반(反)시장 주의를 ‘상수’로 놓고 경영 전략이나 계획을 세울 수밖에 없다. 이렇게 가다 보면 앞으로 사업장의 해외 이전 등과 같은 모습으로 경제민심의 ‘이반(離叛) 현상’이 본격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제2기 경제팀은 더는 ‘기업 대 노조’ ‘대기업 대 중소기업’ ‘고용주 대 근로자’ 등과 같은 대립구도에 바탕을 두고 한쪽 편만 들어주는 편파적인 정책을 펴기보다 경제 정책의 영향을 종합적으로 보고 근본적으로 경제구조를 혁신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

현 정부의 2기 경제팀이 꾸려지자 기업인들은 깊은 우려를 표명하면서 근본적인 정책 변화를 강하게 주문하고 있다. 경제가 위중한 상황에서 2기 경제팀이 경제 혼란을 부추긴 1기 경제팀의 잘못을 반복하면 앞으로 한국 경제나 기업에는 돌이키기 힘든 ‘재앙’을 초래할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대기업 A사 임원은 12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2기 경제팀이 ‘예스맨’으로 전락하거나 ‘코드 맞추기’에 골몰하면 구조적인 위기에 직면한 한국 경제를 다시 살릴 기회를 잃게 될 것”이라면서 “기업인들은 현 정부가 시행착오를 거쳐 제대로 된 경제 정책을 펼 것이라고 믿고 기다려 왔으나,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한국 경제가 앞으로 더 많은 것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우려를 해야 하는 처지”라고 밝혔다.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수사에 집착하지 말고 기업과 국민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현 경제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기업 B사 임원은 “경제팀을 바꾼 것은 정책에 변화를 주겠다는 뜻이어야 하는데 지금은 ‘버스노선’은 놔두고 ‘버스기사’만 바꾼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며 “경제팀 간에 삐걱대는 모습이야 덜 보여주겠으나 기존 노선으론 어려워진 경제를 살리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고 국내만 보는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국제적인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면서 정책을 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기업 C사 임원은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성장을 책임져야 할 기업들이 내일의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말로만 규제 완화를 외칠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고 정책 리스크를 최소화해 투자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오는 21일 민주노총 총파업을 앞두고, 앞으로의 경제팀은 노동계에도 할 말은 하고 요구할 건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삶이 팍팍한 근로자와 소상공인, 취업 희망자의 사기를 꺾는 민주노총의 파업 협박은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를 더욱 나락으로 떨어뜨릴 것”이라면서 “정부는 민주노총이 경제사회노동위원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엄중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관범·방승배·손기은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