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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총리·정책실장 인사 이후

靑 “팀워크 강화” 말했지만
‘다른 목소리’ 차단될 가능성
김수현 “기존 정책 변화없다”
경제 현장의 경고음은 외면

‘무색무취’ 홍남기 부총리
내각의 靑견제도 약화될듯
‘풀’ 안넓히고 회전문 인사
靑 부처 장악력만 더 세져

이미지 크게보기 김수현(오른쪽)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이 12일 오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조명균(뒤쪽) 통일부 장관 등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청와대 정책실장 교체 인사를 계기로 국정운영에서 유연성과 소통시도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청와대의 독주가 오히려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코드가 맞는 인사를 핵심 요직에 순환 배치하는 회전문 인사가 이번 인사를 시작으로 본격화될 전망인 데다 ‘경제운영 원톱 시스템’ 공언에도 불구하고 청와대 정책실장과 수석들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는 등 내각에 대한 장악력을 제고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2일 “이번 인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본 것은 팀워크 강화와 상호 소통 능력”이라며 “기존의 정책이 빨리 성과가 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기존 경제 ‘투 톱’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본 것이다. 이러한 내부 불협화음을 제거함으로써 기존 정책을 더 빠른 속도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청와대가 지적한 ‘상호 소통’이 시장이나 재계, 소상공인 등과의 소통이 아니라 ‘청와대의 방침에 대한 내각의 공감 확대’라는 점이다.

실제로 영입 인사였던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장하성 전 정책실장이 물러나면서 오랫동안 함께 호흡을 맞춰 왔던 내부 인사들 간의 소통은 원활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수현 신임 정책실장은 서울시의 싱크탱크인 서울연구원장을 지내던 시절 정무부시장을 맡고 있던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같이 일했고,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에도 집권 준비팀으로 불렸던 국민의나라위원회 간사로 후보 비서실장이던 임 실장과 중요한 일을 함께했다. 이런 관계는 청와대에서도 이어졌다. 임 실장 입장에서 원로급 진보 경제학자였던 장하성 전 실장보다는 김 실장이 훨씬 편한 상대로 볼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임 실장이 남북공동선언이행추진위원장으로서 안보 정책에서도 마지막 ‘게이트키퍼’ 역할을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비서실, 정책실, 국가안보실 체제의 대통령 보좌기관에서 내부 견제 기능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역할과 기능의 특성상 상호 견제가 필수적인 정무수석실과 민정수석실의 경우도 한병도 정무수석과 민정수석실의 실세로 꼽히는 백원우 민정비서관이 전대협 후배와 선배 사이라는 점에서 정무적 판단의 쏠림 현상이 심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각의 청와대 견제 기능도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무색무취’하다는 평가를 받는 홍남기 부총리 후보자는 국회 답변이나 내부 회의 시 현 김 부총리보다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경우가 훨씬 적을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예상이다.

이번 인사는 문재인 정부 출범 1년 6개월 만에 회전문 인사가 본격화됐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정책의 성과를 내야 하는 시점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당분간 문재인 정부에서 전혀 일을 하지 않은 인사를 장관 등에 임명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채·유민환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