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7일 오전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서울 강변북로 구간에서 단속 카메라가 운행제한 노후 경유차를 단속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 ‘부실 예보’논란 왜

기상예보관 240명의 3%뿐
2인1조로 19개 시·도 맡아
정량적 수치 발표 여건 안돼
내년 예정 비상저감조치 확대
현재 인력 규모론 유명무실

국내 미세먼지를 예보하는 예보관 수가 기상예보 인력의 3%대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세먼지 예보는 발전소·공장 가동제한 및 차량운행 제한 등의 조처가 내려지는 ‘비상저감조치 발령’을 위한 필수요건으로 예보 정확성이 떨어지면 그 피해를 고스란히 국민이 떠안게 된다. 비상저감조치 발령 기준도 문제다. 6일 수도권 미세먼지 농도가 7일보다 심했지만 정작 비상저감조치는 6일이 아닌 7일에 발령됐다.

7일 환경부에 따르면, 미세먼지를 예보하는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에는 현재 8명의 예보관이 2인 1조로 하루 12시간씩 근무하고 있다. 기상예보를 맡은 기상청 예보관 수(약 240명)의 3.3% 수준에 불과하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기상 예보관들은 각 시·도에 배치돼 그 지역 예보만 맡지만, 대기질예보센터 예보관은 전국 19개 시·도를 모두 맡고 있다”며 “예보 정확도를 높이려면 현 인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인원 부족 문제는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에도 요청된 사항이지만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미세먼지 예보는 변수가 많아 예보관의 경험이 중요하다”며 “기상예보처럼 입체적으로 추적이 어렵고 화학적 반응을 통한 생성, 중국·몽골 등 국외 농도의 불확실성 등 변수가 많은 만큼 인적 자원의 숙련도가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비상저감조치 발령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내년부터는 예보에 기반을 둔 비상저감조치를 전국으로 확대해 시행할 계획이다. 현재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는 △오늘(0시∼16시) 초미세먼지 평균농도가 50㎍/㎥를 초과하고 △내일 초미세먼지 농도가 50㎍/㎥를 초과할 것으로 예보될 때 발령된다. 6일 발령되지 않은 것은 전날 초미세먼지 평균농도가 50㎍/㎥를 초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뒷북’ 대응을 바꾸기 위해 정부는 내년 2월부터 당일 기준과 상관없이 ‘다음 날 초미세먼지 평균농도가 75㎍/㎥를 초과할 것으로 예측되는 경우’에는 전국 어디서나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할 수 있도록 관련법 개정 절차를 밟고 있다. 그러나 현재 인력으로는 정확도가 높은 정량적 수치를 내놓을 수 없어 예보에 기반을 둔 비상저감조치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 미세먼지는 ‘보통-나쁨-매우 나쁨’의 단계별 예보만 이뤄지고 있다. 아직 정량적 수치를 발표하기에는 정확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미세먼지 예보는 아직 3∼4년밖에 되지 않았다”며 “인력 충원부터 해결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