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폴 수배에도 파악못해

‘국군기무사령부 계엄문건’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은 결국 기소중지 처분이 7일 내려졌다. 법조계에서는 조 전 사령관에 대한 기소중지가 예견됐던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미국으로 출국한 조 전 사령관은 민·군 합동수사단(합수단)이 여러 차례 소환을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귀국을 미뤄 행방이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지난 2일 국회 국정감사에서조차 군사안보지원사령부(구 기무사령부)는 조 전 기무사령관의 미국 소재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합수단은 조 전 사령관의 신병 확보를 위해 지난 9월 20일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여권 무효화 조치 절차 및 인터폴 수배 요청에 착수한 바 있다.

조 전 사령관의 자진 귀국 또는 체포 등 상황 변화가 있을 경우 수사는 재개될 수 있지만 확률은 극히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합수단은 수차례 자진 귀국해 소환조사를 받을 수 있도록 변호인 등을 설득했지만, 실패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수사 자체가 난항을 겪었기 때문에 조 전 사령관이 귀국할 명분은 더욱 줄었다”면서 “여권 무효화에 착수해도 지인 집 등에 거주하는 방식으로 계속 도피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 전 사령관은 지난해 2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계엄령 문건 작성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문건을 작성하도록 지시하고 이를 한민구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했다는 의혹으로 사건 초기부터 ‘키맨’으로 지목돼 왔다. 문건에서 조 전 사령관은 계엄령 시행 중 경찰과 국정원, 헌병의 기능과 역할을 총괄하는 합동수사본부장을 맡는 것으로 돼 있다. 이후 합수단은 조 전 사령관의 주거지와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해왔다.

한편, 노만석 서울중앙지검 조사2부장(사법연수원 29기)을 단장으로 해 검찰 20명,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법무 20기)을 단장으로 해 군 17명 등 총 37명으로 구성된 합수단은 오는 9일 활동을 종료할 예정이다.

합수단은 군형법 위반 등이 확인된 지영관 전 기무사령부 참모장에 대해서는 서울중앙지검에 사건을 재배당한 후 계속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김수민·정유진 기자 human8@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