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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엄령 문건’ 중간 수사 결과

핵심 피의자 조현천 기소중지
작년 12월 渡美… 행방 묘연
박근혜 등 8명은 참고인중지
기안 장교 3명만 불구속 기소

‘위험·실행계획 구체성’ 질문에
합수단장 “결론 못내린것 맞다”

국군기무사령부 계엄령 문건 관련 의혹 민·군 합동수사단(합수단)이 내란음모로 고발된 박근혜 전 대통령 등 핵심 사건 관련자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기로 했다. 핵심 피의자인 조현천(사진) 전 기무사령관의 잠적으로 인해 수사중단이 불가피하다지만 초반부터 무리한 수사라는 비판을 받았던 점에서 ‘용두사미’ 결론은 충분히 예상 가능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합수단은 7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서울동부지검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 전 기무사령관에 대해 기소 중지를, 함께 고발된 박 전 대통령·황교안 전 대통령 권한대행·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 등 8명에 대해서는 참고인 중지 처분했다. 참고인 중지는 검사가 참고인·고소인·고발인 또는 같은 사건 피의자의 소재불명으로 수사를 종결할 수 없는 경우에 그 사유가 해소될 때까지 수사를 중단하는 처분을 말한다.

노만석 합수단장은 “사건의 전모 및 범죄의 성립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핵심 피의자인 조 전 기무사령관을 조사할 필요가 있으나 소재가 불명한 상태”라고 밝혔다. 노 단장은 “내란음모의 구체적 합의, 실질적 위험성, 실행 계획에 구체성이 있다는 결론을 못 내린 거냐”는 취재진 질문에 “간략하게 말씀드리면 맞다”며 “더 조사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합수단은 총 204명을 조사하고, 90개소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조 전 기무사령관의 신병 미확보를 기소 중지 및 참고인 중지의 이유로 들었지만 김 전 실장과 한 전 장관 등에 대한 조사에서 혐의를 입증할 만한 수사 성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 고위직 출신 한 변호사는 “참고인 중지는 사실상 ‘무혐의’”라며 “합수단이 많은 인력을 투입하고 압수수색까지 한 사건을 참고인 중지 결정했다는 것은 사실상 수사가 안 됐다고 자인하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합수단이 이날 발표한 수사 성과는 계엄 검토 사실을 숨기기 위해 위장 태스크포스(TF) 관련 공문을 기안한 기무사 장교 3명을 허위공문서작성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한 것이 전부였다.

정유진·김수민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