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서울 중구 새문안로 농협중앙회 본관에 설치된 사물인터넷 포장육 자동판매기에서 냉장 정육이 판매되고 있다. 사물인터넷 식육 자동판매기는 판매기별로 별도의 영업신고를 해야 했지만 같은 관할구역에 여러 대 이상 설치할 경우 일괄 신고만 해도 영업할 수 있게 바뀌었다. 자료사진

(67) 식약처, 식품분야 규제개선

기존엔 건물·층 등으로 분리
소자본 창업 가능토록 개선

임시사용 건물에 식당 허용
제과점간 조리장 공동사용도

축산물별 영업신고 조항 삭제
포장상태 판매땐 안해도 돼

규제혁신이 화두다. 경제 불황과 고용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규제를 무조건 없애자는 의미보다는 선진 시스템으로 개편하자는 의미다. 규제의 상당수는 국민안전과 직결돼 있는 만큼 무분별한 규제 해소는 독이 될 수 있지만, 불필요한 규제를 바꾸면 국민 불편은 물론 기업현장의 애로사항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규제는 안전과 밀접한 분야에 많을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기관이 국민이 먹는 음식의 안전을 책임지는 식품의약품안전처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7일 “더불어 잘사는 경제를 위한 중소기업·소상공인 걸림돌 해소 차원에 규제부담을 완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식품 분야의 규제 개선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고, 앞으로 어떻게 바뀌는지 점검해봤다.

◇식품업 중복규제 해소 = 오는 12월부터는 임시사용 승인 건축물 내 식품접객업소 영업신고 규정을 명확하게 해 신축건물에 대해 임시사용승인으로도 음식점 영업이 허용된다. 현재는 임시사용 건축물 영업신고가 지방자치단체별로 달랐다. 이로 인해 특정 지자체에선 신축건물 내에 음식점이 영업신고됐으나, 또 다른 지자체에선 건축물대장에 등록되지 않은 건물(임시사용 기승인)이라는 이유로 영업신고 수리가 거부된 바 있다. 12월부터는 음식 영업자 차별해소 및 설비투자 이후 개점을 준비 중인 음식점의 조기영업이 가능해진다.

조리장 공동사용 범위 관련 규제도 완화됐거나 완화될 예정이다. 2017년 12월부터는 식품접객업소 조리장 공동사용 범위가 확대됐다. 같은 건물 내 휴게음식점, 제과점, 일반음식점 및 즉석판매가공업의 영업 중 둘 이상의 영업을 하는 경우 조리장의 공동 사용이 가능하다. 이전에는 일반적으로 영세한 일반음식점에서 반찬을 팔기 위해선(즉석제조판매가공업) 음식점의 조리장을 공동 사용하지 못해 추가로 조리장을 설치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1명의 영업자가 한 건물 내 여러 음식점을 운영하더라도 같은 통로의 출입구를 사용하지 않으면 조리장 공동사용이 불가능했다. 2019년 6월부터는 제과점 조리장 공동사용 범위도 확대된다. 인접 거리(예:5㎞ 이내)에 위치한 제과점 간 조리장 공동사용이 가능하도록 허용기준을 완화했다. 현재 제과점 조리장 공동사용은 같은 관할구역 내에서만 가능하고, 거리가 가까워도 다른 관할구역은 불가능해 추가 조리장 설치 부담이 있었다.

또 복합매장(SHOP IN SHOP) 허용 요건도 내년 6월부터 완화된다. 일반음식점·휴게음식점·제과점 간 복수 사업자 복합매장의 현행 허용요건은 고정칸막이 등으로 분리하도록 돼 있다. 이 기준을 임시칸막이나 선 등으로 구분해도 되도록 개선된다. 기존엔 건물·층·벽 등 영업장 간 과도한 구분이 요구돼 복합매장 형태의 하이브리드형 창업 활성화에 제한이 있었다. 구획이 자유로워지면 소자본 창업자도 다양한 형태의 영업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축산물 판매 조건도 완화 = 축산물 판매업에서도 불합리한 영업규제가 해소된다. 지난 4월부턴 축산물 판매업 영업신고 중복규제가 사라졌다. 축산판매업 영업자(집단급식소 식품판매업 영업자)가 포장된 닭·오리의 식육, 포장된 달걀을 그대로 최종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경우 개별 축산물판매업 영업신고에서 예외로 인정된다. 현재는 축산물별로 별도의 영업신고가 의무였지만, 포장된 상태의 축산물 그대로 판매할 경우 개별 영업신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예를 들어 식육점에서 포장된 달걀을 진열 판매할 때는 별도의 영업신고가 필요했는데 앞으로는 영업신고 없이 종류별 위생교육만 이수하면 된다.

지난 6월부터는 사물인터넷 식육 자동판매기 영업 신고 조건도 개선됐다. 과거에는 자동판매기별로 별도의 영업신고를 해야 했다. 이제 사물인터넷 자동판매기를 이용해 같은 관할 구역에 여러 대(2대 이상)를 설치하는 경우 일괄 신고로 영업이 가능해졌다. 축산물 이동판매차량 특례범위도 이때부터 확대 시행됐다. 한돈, 토종닭 등 다양한 생산자 단체(대한한돈협회, 한국토종닭협회 등)가 축산물 이동판매를 할 수 있도록 개선됐다. 이전에는 전국한우협회만 축산물 이동판매차량을 이용해 식육을 홍보 또는 판촉·판매하는 행위가 가능했다.

오는 12월부터는 축산물 판매업 시설기준 특례 범위도 확대된다. 현재는 시설기준 항목 중 불필요한 규제로 판단될 때마다 시설기준 특례조항을 추가했으나, 앞으로는 지자체장이 변화하는 영업 형태를 고려해 불필요한 시설을 설치하지 않도록 특례범위를 넓힌다. 또 지난 4월부턴 축산물 제품과 관련한 수상 사실을 표시하고 광고할 수 있게 됐다. 4월 이전엔 해외 정부기관, 국제기구, 민간기관 및 각종 협회에서 수여한 상장에 대해 홍보행위가 금지돼 있었다. 수상 실적을 제품에 표시하고 광고할 수 있게 되면서 품질 고급화 및 제조업체 이미지 향상으로 대외적 브랜드 가치 향상에 기여할 수 있게 됐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