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사장賞 이유빈

안녕하세요. 선생님! 저는 제가 5학년 때쯤 선생님이 전근 오신 대구대산초교 30회 졸업생 이유빈입니다. 우리 학교는 험악한 곳에 있고 가정환경이 어려운 친구들이 많아 선생님들께서 꺼리시는 학교였고, 선생님들이 스펙 쌓으러 오신다는 말까지 있었습니다. 그런 우리 학교에 손주원 교장 선생님께서 자진해서 오신다는 말을 듣고 ‘점수라도 받으려고 오신 거 아니야?’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이 오시고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제가 가졌던 생각까지도요. 선생님은 학교를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하셨습니다.

선생님께서 해주신 이야기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학교에 병설 유치원이 있었는데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을 위해 만든 놀이터에 저와 친구들이 놀고 있었습니다. 그때 선생님께서는 다른 선생님들과 다르게 나가라고 화를 내지도, 윽박지르지도 않으시며 한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한 꼬마가 울고 있었어. 그러자 지나가던 신사가 ‘꼬마야, 왜 울고 있니?’라고 물었어. 꼬마는 어린이 놀이터를 가리키며 ‘바람에 그만 모자가 날아갔는데 저는 들어갈 수 없어요’라고 말했어. 그러자 신사가 웃으며 지팡이로 꼬마의 모자를 건져주었단다.” 꾸지람이 아닌 교훈을 담은 이야기로 저희의 잘못을 직접 깨우치게 해주셨습니다.

선생님의 교육 목표가 아직도 생각납니다. 첫 번째 인성, 두 번째 창의, 세 번째 책임, 마지막으로 복지였습니다.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공부하라고 말씀하시진 않으셨지만, 규칙을 지키지 않는 학생과 예의 없는 학생에게는 따스한 말씀으로 따끔한 충고를 해주셨습니다.

제가 감히 선생님을 평가한다면 고등학생인 지금까지 만났던 선생님 중 가장 훌륭하시고 앞으로 다른 선생님들을 만나도 선생님 같은 분은 만날 수가 없다고 장담합니다. 오랫동안 교단에서 교장 선생님이란 직책으로 많은 아이에게 꿈과 희망, 인성과 복지를 가르쳐 주세요. 손주원 교장 선생님! 진심으로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