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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經硏, 문체부에 정책 건의
동남아國 비자발급 간소화도

위기의 관광산업을 살리려면 관광청을 신설하고 한·일 교통 패스를 도입하며 저가 국제항공 노선을 늘려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6일 문화체육관광부에 이 같은 내용의 ‘일본 관광 성공 요인과 한국 관광산업 활성화 정책 건의서’를 전달했다.

한경연은 건의 배경에 대해 “방한 관광객 증가율이 일본에 비해 크게 뒤지고 관광수지도 적자를 보이는 상황”이라며 “관광산업이 우리 경제가 직면한 내수 부족을 극복하기 위한 핵심 대안인 만큼 일본과 같이 과감한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경연에 따르면 2011∼2017년 방한 관광객 증가율은 5.4%로 일본(29.0%)과 비교해 큰 격차를 보였다. 2017년 관광수지는 외국인 관광객 감소와 내국인 해외여행 급증의 영향으로 137억6000만 달러(약 15조60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한경연은 일본의 관광산업 발전 성공 요인을 크게 네 가지로 꼽았다. 먼저 일본 정부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경기침체 극복과 아베노믹스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핵심 전략 수단으로서 관광산업 육성에 총력을 기울였다고 분석했다. 또 일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역별 축제와 행사를 적극적으로 홍보할 뿐 아니라 자연, 전통, 건축물, 음식 등 관광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지방 관광 관련 경쟁력을 보유했다고 평가했다.

2011년 이후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비자 발급 요건을 꾸준히 완화한 것과 저비용 항공 착륙료 인하, 전용 터미널 확충 등을 진행한 것도 관광산업 발전 요인으로 언급됐다. 이를 바탕으로 한경연은 정책 건의서에 △관광 컨트롤타워인 관광청 신설 △입국 규제 개선 △교통 인프라 확충 △숙박 인프라 개선 △볼거리·즐길거리 확충 등 5대 분야 10가지 과제를 담았다.

특히 일본이 2008년 관광청을 만든 것처럼 한국도 위기를 극복하고 통합·체계적인 관광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관광청(차관급)을 신설해야 한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더불어 외국인 관광객 5명 중 1명이 한국과 일본을 동시에 방문하는 만큼 철도·선박·항공·지하철·버스 등이 연계된 한·일 공동 승차권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한국 관광 수요가 높은 동남아 국가를 대상으로 전자비자를 도입해 발급 절차를 간소화하고 중국 내에서 복수비자 발급이 가능한 지역을 확대할 것을 요청했다. 최장 3일까지 단체관광만 허용되는 중국인 크루즈 입국 규제를 일본처럼 최장 7일까지 단체·개별 관광 중 선택할 수 있도록 완화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