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박원하 KBL 의무위원장이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센터에서 도핑과 부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심만수 기자 panfocus@

- ‘국내 스포츠의학 권위자’ 박원하 KBL 의무위원장

“금지약물 복용 예방교육 철저
도핑관리 세계최고 수준 자부

美등 프로는 프로단체가 관장
한국은 KADA로 일원화…
프로·아마 통합검사 불합리”

전 세계 스포츠계는 ‘도핑과의 전쟁’을 계속 전개하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 지난 2015년 박태환(인천광역시청)의 도핑 파문이 이는 등 ‘사고’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지속적인 금지약물 복용 예방 교육과 철저한 관리로 도핑 차단이란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앞으로도 도핑 근절을 위한 관리감독은 계속 진행된다.

박원하(삼성서울병원·성균관대 의과대학 재활의학과 교수) 한국농구연맹(KBL) 의무위원장은 23일 “한국만큼 어려서부터 도핑 예방 교육을 철저히 받는 나라는 드물다”며 “작은 대회에서조차 엄격한 도핑 테스트가 실시된다는 걸 어릴 적부터 인지하기에 선수들의 도핑에 대한 의식 수준이 매우 높아졌고, 이젠 도핑 청정국으로 거듭났다”고 밝혔다. 도핑 검사에서 금지약물 양성반응이 3차례 확인되면 영구 제명된다.

박 위원장은 대한체육회 의무위원장과 도핑분과위원장을 맡았던 대표적인 국내 전문가다. 또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의무위원, 한국프로축구연맹 의무위원장 등도 역임했다.

그런데 박 위원장은 국내 도핑테스트 시행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미국 등 스포츠 선진국에선 프로선수의 도핑 테스트를 프로단체가 관장하지만 국내에선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가 프로, 아마추어 선수의 도핑 검사를 전담하고 있다”면서 “도핑 테스트, 관리에서 국내 프로단체의 자율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로와 아마추어는 일정 소화 방식 자체가 다르다. 프로는 시즌, 즉 ‘장기’ 리그를 치른다. 반면 아마추어는 대회, 즉 ‘단기’ 이벤트에 출전한다. 박 위원장은 “프로 선수들은 아마추어와 달리 해마다 3∼6개월의 시즌을 치러야 하기에 아마추어 관리에 익숙한 KADA의 통제를 받는 건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물론 경기력을 끌어올리려는 의도에서 약물의 힘을 빌리는 행위는 근절돼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지금의 도핑검사 제도에 따르면 프로 선수는 시즌 기간이든 아니든 감기약을 먹을 때조차 금지약물 성분이 포함됐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국가의 도핑 관리 수준은 금지약물 검출 능력에 따라 갈린다”면서 “그런 면에서 한국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고, 프로단체에서도 정밀한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또 국내 스포츠의학·재활의학 분야의 권위자다. 대한스포츠의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2006년과 2010년 아시안게임, 2012년 하계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의 주치의로 활동했다.

박 위원장은 “일반 의학이 통증을 없애고 기능을 회복하는 데 치료의 목적을 둔다면, 스포츠의학은 부상 선수를 경기장으로 복귀시키는 것이 목적”이라며 “부상 선수의 치료와 재활을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 스포츠 의학”이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한국 스포츠의학회 소속 의사는 2000명이 넘고, 학회 참여 의사 수는 일본의 2배, 미국의 1.5배에 달한다”며 “한국만큼 운동선수의 의료집중도가 강한 국가는 찾을 수 없고, 국내 의사들은 경험과 실력이 모두 뛰어나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2002년 KBL과 인연을 맺었다. 경기 전 선수의 건강 상태를 진단하고, 경기 중 선수의 부상 치료를 도맡는 커미션닥터였고 2014년 KBL 의무위원회가 출범하면서 위원장을 맡았다.

박 위원장은 “농구 선수는 무릎과 발목 부상이 잦다”면서 “가장 위험한 건 선수끼리 충돌하는 경우이기에 중상을 피하기 위해선 선수들이 동업자 정신에 따라 경기 규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