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공사 기존 정규직 “고용세습 노사합의는 무효”

‘무기직 정규직화’ 취소 소송서
공채탈락자 등 514명 서면진술

서울교통공사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에서 기존 정규직 등 원고 측이 서면진술서를 통해 “고용세습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 윤경아) 심리로 열린 3차 변론기일에서 원고 측은 “(계약직의 정규직 전환은) 절차상 위법하고 기존 정규직의 승진과 임금 등 법률상 이익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의 서면진술서를 제출했다. 원고 측 대리인인 중앙헌법법률사무소의 조기현 변호사는 “서울교통공사와 서울시가 합작해 국가 정책도 아닌 무기계약직의 정규직화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절차상 하자 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것은 정규직이 된 계약직의 대부분이 고위직 및 노조 임원의 친인척 등이라서 고용세습을 무마시키기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심이 든다”고 밝혔다. 원고는 서울교통공사 기존 정규직 400명과 공채 탈락자 114명이다.

이들은 진술서를 통해 △절차적 하자 △노사합의 무효 △법률상 이익 침해 △승진 및 임금 침해 등 항목별로 나눠 주장했다. 이들은 “근로기준법상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인데도 근로자 과반수 동의, 연합체 동의가 없었고 업무직 관리 규정 등은 개정 당시 영향평가 및 예고기간 등을 거쳐야 함에도 이를 위반하는 등 절차적 하자가 있었다”면서 “위 절차들을 현재 시점에서 다시 이행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행위 당시 위법성이 치유되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 “공동대표도 아닌 노조위원장만이 기명날인한 사안이며, 과반수 노조가 없는 상태에서 공동교섭을 했어야 했음에도 이행하지 않았다”면서 “노사합의된 규정 개정이라고 하더라도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아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근로자 중 일부에 영향을 미치는 취업규칙의 변경이라 하더라도 불이익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이를 배제할 권리가 있다”면서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으로서 정규직의 승진 및 보수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청구인들의 명예 및 신용상의 불이익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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