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靑게시판 등 여론 들끓어

“드러난건 빙산의 일각일 것”
인천공항公·국토정보公 등
친인척 ‘고용세습’ 추가 확인

전문가 “국가권력·노조 만나
공익 아닌 최악의 사익 추구”

서울교통공사의 고용세습 논란을 계기로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과정에서 벌어졌던 채용 비리의 실체가 하나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금까지 수면 위로 나타난 사례가 ‘빙산의 일각’일 수도 있다는 의혹이 일면서 이번 기회에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추진한 공공기관을 전수조사해 전모를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완수(자유한국당) 의원은 19일 인천공항공사의 협력업체 6곳에서 모두 14건의 친·인척 채용 사례가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인천공항공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취임 후 첫 청와대 외부 일정으로 방문해 ‘비정규직 제로(zero)’를 선언한 곳이다.

국토위 김석기(한국당) 의원도 한국국토정보공사에서 정규직 직원 직계 가족의 정규직 전환 사례가 19건 있었다고 확인했다. 또한 지난 2011년 박원순 서울시장의 보궐선거 당선 뒤 선거를 도왔던 민주노총 성향인 서울지하철(1~4호선) 노조 해고자들과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 노조 해고자들이 대거 복직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서울시는 오는 29일 이후 감사원에 ‘고용세습’ 논란과 관련한 정식 감사를 청구하기로 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국가 권력과 노조가 만나 공익이 아닌 사적 이익을 추구한 최악의 결합”이라며 “거대 노조는 이제 자신의 기득권을 위해 권력과 결탁해 사적 이익을 추구하고 있는 게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 교수는 “정부가 준비 없이 무리하게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며 “다른 공기업들도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지방 산하 공공기관까지 전수조사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청원인 A 씨는 “서울시 공공기관에서 고용세습 문제가 나왔다면 다른 지방 공공기관에도 분명히 문제가 있을 것”이라며 “공정 사회를 지향하는 정부라면 반드시 전수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진영·유회경 기자 news119@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