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타기 힘든 택시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에 반발하는 택시업계의 파업이 18일 시작된 가운데, 이날 오전 서울 서부역 앞 택시승강장에 승객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김동훈 기자 dhk@

- 카풀서비스 반발 ‘택시 파업’

공유경제 新산업 활성화하려다
기존업계와 밥그릇 싸움 모양새
정부 “조율 어려워” 기업 “답답”

빈택시 많은 서울 출근대란 없어
경기도에선 승객들 발 동동 굴러

국토부 ‘무허가 휴업’ 처벌 검토

택시 업계가 승용차를 이용한 카카오 모빌리티의 카풀 서비스 출시에 반대하며 18일 하루 운행 중단에 들어갔다. 정부가 기존 산업과 신산업 간 제대로 된 중재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시간을 허비하는 사이 공유경제 같은 신성장 동력은 발도 못 붙인 채 쪼그라들고 시민 불편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택시 4개 단체(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로 구성된 택시 업계는 이날 오후 2시부터 3시간 동안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연다. 이날 집회 신고 인원은 택시 운전사 3만 명이지만, 택시 업계는 최대 5만∼6만 명까지 결의대회에 참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참가자는 택시 영업이 시작되는 이날 오전 4시부터 19일 오전 4시까지 운행을 중단할 계획이다.

카카오 모빌리티의 ‘카카오 T 카풀 크루’ 도입을 막는 게 사실상의 파업인 이번 결의대회의 목적이다. 승차 공유의 개념인 ‘카카오 T 카풀 크루’는 목적지가 같은 이용자들이 함께 이동할 수 있도록 운전자와 탑승자를 연결해주는 카풀 서비스로 운전자는 기름값 일부를 벌 수 있고, 탑승자는 택시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승용차를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 모빌리티는 16일부터 운전자로 활동할 ‘크루’ 모집에 들어간 상황이다.

택시 업계는 카풀 서비스가 시행되면 택시 업계가 고사한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택시는 인허가를 비롯한 각종 규제를 받고 있는데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카풀 서비스에 대한 규제는 아무것도 없다”며 “결의대회 후에는 출퇴근 카풀 허용 규정을 삭제하는 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위해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공유경제 모델이 나올 때마다 기존 사업과 신사업이 부딪치고 있지만, 정부는 기존 산업 종사자들의 애로를 해소하면서 신사업이 연착륙할 수 있는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번 카풀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유사한 서비스가 처음 출시된 이후 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1년 넘게 중재안 도출에 실패한 채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나서야 해결 가능한 문제인데 뒷짐만 지고 있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업계 간 입장이 서로 달라 조율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현재 출근길 불편은 지역별로 편차를 보였다. 서울은 택시 이용에 큰 불편함이 없는 편으로 ‘출근길 대란’은 없었다. 반면, 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는 택시를 잡지 못하는 시민이 많았다. 오전 7시 지하철 1호선 수원역 앞 택시 정류장은 택시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국토부는 휴업 하루 전날인 17일까지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휴업 신고를 하지 않은 채 하루를 온전히 쉬는 경우 ‘무허가 휴업’으로 규정하고 행정처분과 형사처벌 적용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박수진·손기은·조재연 기자 sujininvan@munhwa.com,

수원 = 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