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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치학자 퍼트넘 교수 방한
“교육 현장부터 변화 시작해야”

“공동체가 해체되고, 파편화되는 사회에서 ‘신뢰’ ‘유대감’ 같은 사회적 자본을 확대하려면 정부나 공공기관이 나서야 합니다. 그 변화의 출발점은 사회 문제가 투영된 교육 현장에서부터 시작해야겠죠.”

미국의 정치학자 로버트 퍼트넘(77·사진 왼쪽) 하버드대 교수는 16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한국 사회의 유치원 영어교육 등 교육 문제를 짚으며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거나 고등교육을 받을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빈곤층 아이들 역시 큰 틀의 공동체 안에선 모두 ‘우리의 아이들’”이라며 “이들을 내버려둔다면 잠재적 인재를 놓치는 큰 손실이기 때문에 공공부문이 구성원들을 공동체로 묶고 연결하는 가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희연(오른쪽) 서울시 교육감 초청으로 방한한 퍼트넘 교수는 평생 사회적 자본을 연구한 석학으로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등 세계적인 리더들의 정책 자문으로 활약했다. 퍼트넘 교수는 미국의 한 연구결과를 예로 들며 “부모의 소득은 낮지만, 학업에 소질이 있는 학생이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는 비율은 29%인데, 반대로 부모의 소득이 높고 공부에 전혀 소질이 없는 학생 중 대학을 마치는 비율은 30%에 달한다”며 “인적 자원을 총동원할 필요가 있는 국가 경제발전에서도 인재를 무시한 건 정책적 실패”라고 설명했다.

인터뷰에 함께 참석한 조 교육감은 “미국 상황에 한국의 교육 현실을 대입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라며 “학교를 문제점의 발생 장소가 아니라 사회적 자본의 차이가 발견되는 장소로 보고 학교·사회가 함께 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퍼트넘 교수는 ‘나 홀로 볼링’ 등의 저서에서 경제성장 이후 혼자 볼링 치는 사람이 늘어난 점을 볼 때 물질적 복지가 공동체 회복이나 인간의 행복과 직결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최근 저서인 ‘우리 아이들’에서는 부모의 소득에 따른 교육 불평등을 논했다.

김기윤 기자 cesc3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