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교황청 영접받는 文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피우미치노 레오나르도 다비치 공항에 도착해 교황청 알프레드 슈아레브 주교역임 대사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佛 국빈방문 마치고 伊 도착
교황 접견해 訪北권유 예정

프랑스에 이어 이탈리아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연일 대북제재 해제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남북이 모두 ‘종전선언+제재 완화’를 미국에 요구하고 있는 모양새가 되고 있다. 북한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을 전후해 상응 조치로 제재 해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이에 동조하면서 미국 및 유럽 주요 국가들과의 대북제재 공조 체제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프랑스 국빈방문을 마친 문 대통령은 17일 방문한 이탈리아에서도 계속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북제재 해제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번 방문 기간에 프란치스코 교황을 접견하고 방북을 권유할 것으로 전해졌다. 교황 접견에 앞서 문 대통령은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교황청에서 열리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에 참석한다. 교황청 성베드로대성당에서 열리는 이번 미사는 교황청의 국무총리 격인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이 집전하는 것으로, 상당히 이례적이다.

또 문 대통령은 이탈리아 방문 이후에는 벨기에로 넘어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으로, 여기에서도 제재 해제 필요성을 언급할 것으로 관측된다. 문 대통령은 유럽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프랑스·영국에 제재 해제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을 이번 유럽 순방의 주요 목적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북한이 지난 7일 폼페이오 장관 방북 이후 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한 미국 측의 ‘상응 조치’로 종전선언보다 제재 해제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과도 겹친다. 문 대통령의 최근 행보가 지난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사전 의견 교환 결과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제재 해제 필요성 언급에도 미국은 여전히 대북제재 해제를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제재 해제가 쉽지 않다는 반응을 보여 남북관계의 과속을 우려하는 국제사회의 우려만 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로마 =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