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알고 지내던 감정평가사, 금융기관 관계자 등과 짜고 대출을 알선해온 브로커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감정평가 정보를 미리 빼내거나 담보가치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의뢰인의 대출 규모를 늘려주고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6일 돈을 받고 불법 대출을 알선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브로커 총책 A(46) 씨 등 7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A 씨 등으로부터 금품과 향응을 받고 각종 정보와 편의를 제공한 감정평가사와 금융기관 간부 등 7명에 대해서도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수수료 명목으로 대출액의 1%를 받는 조건으로 23건의 대출을 알선, 4억2000여만 원의 수수료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 등은 이 과정에서 B(39) 씨 등 감정평가사 및 감정평가법인 직원 4명에게 “대출 의뢰인의 토지 등 담보물 감정평가액을 최대한 높게 산출해 달라”는 청탁을 하고 27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C은행 지점장 D(40) 씨 등 제2금융권 관계자 3명에게 1700만 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에 연루된 감정평가사와 금융기관 간부의 범행 사실을 관련 기관에 통보하는 한편, 한국감정원에 전산 정보 관리 강화를 건의할 예정이다.

수원=박성훈 기자 psh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