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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사냥개 동원 대대적 수색
동물단체 “멸종위기…생포해야”

인도의 한 소도시에서 13명을 살해한 ‘식인 호랑이’ 사살을 놓고 인도 정부와 국제동물보호단체가 충돌을 빚고 있다. 정부는 지역주민의 안전을 위해 대법원의 사살 허가 결정이 난 호랑이를 잡기 위해 대규모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동물보호단체들은 나렌드라 모디 총리에게 사살 명령을 중단해줄 것을 탄원하며 강력 반발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16일 인디아투데이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최근 호랑이구조(BCR) 등 동물보호단체들은 모디 총리 등 인도 관료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식인 호랑이로 불리는 여섯 살짜리 암컷 ‘T1’(사진) 사살을 위한 사냥을 멈춰달라고 탄원했다.

이들 단체는 “T1이 지역 주민을 공격했다는 명확한 증거도 없는 상태에서 멸종위기종인 호랑이를 사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T1을 구하기 위해 사냥 자체를 반대하는 동물보호 운동가 아난드 시바도 “우리는 모든 사냥 행위에 우려한다”며 적극 반대에 나서고 있다.하지만 인도 야생동물 당국은 T1을 사살하기 위해 9월 이후 총으로 무장한 산림감시원과 함께 사냥개 100마리와 공중 탐색용 행글라이더 등을 동원해 대대적인 수색작전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인도 대법원은 9월 17일 동물보호단체의 요구를 거부하고 당국의 사살 허가를 인정했다.T1은 인도 중서부 마하라슈트라주 야바트말 지역에 있는 인구 2만6000여 명의 소도시 판드하르카와다 주변에서 2년여 전부터 사람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첫 희생자는 목화밭에서 등이 할퀴어진 채 시신으로 발견된 노부인이었고 올해 8월에는 한 달 동안 무려 3명이 T1에 물려 사망했다. 2년 동안 사망한 13명의 시신에 남은 체액을 검사한 결과 피해자들은 모두 T1에게 공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호랑이가 사람을 잇달아 공격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 사례로 알려졌다. 어미가 농장 전기 펜스를 넘으려다 죽은 뒤 홀로 생활해온 T1은 현재 155㎢에 달하는 면적을 점유한 채 새끼 두 마리를 기르고 있다. 주민들의 공포가 커지면서 지역 산림감시원들은 올해 초 T1에 대한 사살 허가를 요청했으나 생포를 주장하는 동물보호 활동가들의 주장으로 결정이 지연됐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위기종인 벵갈호랑이를 보호하기 위한 인도 정부의 정책이 효과를 거두면서 벵갈호랑이 개체 수는 2006년 1411마리에서 현재 2500마리로 늘어났다.

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